미국 최고위급 군 당국자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겨울철 평화협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겨울이 되면 추운 날씨 때문에 전술 작전이 느려질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러시아군 철수 등) 정치적 해결을 시작하기 위한 대화의 창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9개월째로 접어든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투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측이 평화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밀리 의장은 "러시아군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힘이 있고 상대(러시아군)가 약할 때 정치적 해결책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밀리 의장은 양측의 군사적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군을 쫓아낸다는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목표 실현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정복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밀리 의장은 "러시아가 상당한 병력 손실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군사를 징집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쟁이 곧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의미한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