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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혁의 공시 읽어주는 기자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3분기 실적·비교기업 늘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기업가치 그대로 유지
상장 직후 오버행 우려까지, 대주주 보호예수 6개월 그쳐
[마켓PRO]'兆단위 IPO' 바이오노트, 상장 앞두고 잡음…이유 살펴보니
👀주목할 만한 공시

바이오노트가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달 상장 예정이었으나 3분기 실적을 반영함에 따라 상장 일정을 12월로 미뤘다. 바이오노트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8000~2만2000원으로 지난달 처음으로 제출했던 당시와 동일하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1300만주로, 공모금액은 2340억~2860억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8712억~2조2870억원이다.

바이오노트, 기업가치 3조5887억 산정…고평가됐나

작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공모주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최근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자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것. 이 와중에 예비 상장사인 바이오노트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휘말렸다. 이번 증권신고서 정정에서 공모가를 낮춰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란 관측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바이오노트의 이 같은 결정은 일부 새내기주들이 투자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공모가를 낮추거나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바이오노트 정정신고서에는 3분기 실적 반영과 피어(Peer)그룹이 늘어났다. 당초 동종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을 통해 산정한 바이오노트의 기업가치는 3조2820억원이었으나 이번 정정 신고서에서는 3조5887억원으로 상승했다. 3분기 순이익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증가한 탓이다. 단 할인율을 기존 29.83~42.59%에서 35.83~47.50%로 확대 적용하면서 희망 공모가 밴드는 그대로 유지됐다.

바이오노트는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매출 4568억원, 영업이익 3075억원을 올렸다. 순이익은 4470억원으로 나타났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피어그룹은 기존 8개사에 10개사로 늘었다. 바이오노트는 바이오 콘텐츠 사업과 동물진단 사업으로 나눠 비교기업을 선정했다.

동물진단 부문 유사 기업으론 중앙백신이글벳, 외국계 기업인 조에티스아이덱스레버러토리스 4개사가 그대로 유지됐다. 바이오 콘텐츠 사업의 비교기업은 기존 씨젠바디텍메드, 랩지노믹스, 외국계 기업인 퀴델오쏘 4개사에 수젠텍휴마시스를 추가해 6개사를 선정했다.
[마켓PRO]'兆단위 IPO' 바이오노트, 상장 앞두고 잡음…이유 살펴보니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은 여전하다. 중앙백신과 이글벳의 평균 PER은 16.64배에 불과했으나 해외 기업의 평균 PER는 35.70배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 비교군이 바이오노트의 몸값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조에티스와 아이덱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8조8990억원, 3조2214억원에 달한다. 순이익 역시 2조3312억원, 6431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 콘텐츠 피어그룹인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국내 대표 진단키트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도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작년 8만원대를 기록했던 씨젠은 주당 3만원 초반까지 밀렸으며, 5만2000원에 공모가를 형성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도 3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바이오노트가 피어그룹(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이 진단키트 판매가 줄면서 실적이 감소하는데, 이전 기업가치를 그대로 가져와 기업가치를 산정했다고 지적한다.

상장 이후 오버행 우려까지

2003년에 설립된 바이오노트는 진단키트 등 동물·인체용 의료용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지난해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를 개발,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조영식 의장이 창업했다. 6월 말 기준 조 의장의 지분율은 54.2%다.

바이오노트는 미국에서 동물용 의약품 제조 허가심사를 통과한 국내 최초의 기업이다. 이에 회사 측은 대량 배양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코로나19와 메르스, 원숭이두창 같은 전염병에 대한 진단제품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상장 직후 주식 유통 물량에 대해서도 일부 우려가 나온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은 상장 예정 주식수 대비 12.24%에 불과하지만, 3개월 직후 19.41%의 물량이 추가로 보호 예수가 해제된다. 상장 6개월 직후에는 조영식 의장 등 최대주주 측 물량(66.29%)까지 유통이 가능해진다. 최대주주 측 보호예수가 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

시장에선 바이오노트에 대해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이어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 투자자들은 향후 바이오노트 수요예측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조정된 IPO 일정에 따라 바이오노트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다음 달 8~9일, 공모청약은 13~14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상장주관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