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개표 8일 만에 공화당이 하원 승리를 확정했다. 상원에선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해 미국 의회 권력의 분점 구도가 구축됐다. 공화당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보수 진영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16일(현지시간)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은 하원 전체 435석 중 공화당이 218석, 민주당이 208석을 확보했으며 9석은 개표가 진행 중이라고 집계했다.

NBC방송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최종 하원 의석수를 ‘221±2석’과 ‘214±2석’으로 예측했다. 이로써 의회의 새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 초부터 백악관과 연방상원은 민주당이, 연방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게 된다.

공화당은 이미 상·하원 원내대표 선출을 마쳤다. 전날 케빈 메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를 하원 의장 후보로 뽑은 데 이어 이날 미치 매코널 의원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 재선출했다. 올해 80세인 매코널 의원은 미국 상원 역사상 최장수 원내대표가 돼 15년 이상 공화당 지도부를 이끌게 됐다. 상원 중간선거 패배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으로 여겨져 ‘반(反)트럼프’ 성향의 매코널 의원이 유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 매체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플로리다의 한 은퇴자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선언을 했다”며 “트럼프가 자신의 리조트에서 (대권 도전을) 시작했다”고 조롱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