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이란 테헤란 지하철 승강장에서 총성에 놀란 시민들이 출구를 향해 대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이란 테헤란 지하철 승강장에서 총성에 놀란 시민들이 출구를 향해 대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란 경찰이 수도 테헤란의 지하철역에서 총기를 발포하고, 여성을 구타하는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AFP통신 등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무자비한 경찰 통제에 놀란 시민들이 지하철역 출구를 향해 황급히 대피하다가 뒤엉켜 넘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동영상에서 총성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가디언과 AFP통신 등은 경찰이 시민을 향해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사상자 발생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지하철 열차 밖에서 창문을 통해 촬영된 또 다른 영상에는 경찰이 객실을 옮겨 다니며 경찰봉으로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구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AFP통신은 동영상이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이후 반정부 시위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피의 11월' 3주년 기념일인 15일부터 시위가 더욱 격화하고 있다. '피의 11월'은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상에 분노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다 유혈 진압 속에 수백 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AFP통신은 15~16일 양일간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벌어진 충돌로 이란 전역에서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한편,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은 이란 히잡 시위 과정에서 1만5000명이 체포되고,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