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오류, 피해는 학생이…올 수능엔 같은 일 안 생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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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능소송' 주인공 임준하 씨
"인정 않는 태도에 소송 내
응시생 집단 지성이 큰 힘"
무료 변론했던 김정선 변호사
"승소했지만 평가원 대처 아쉬워
원장 사퇴…실무자는 되레 진급"
"인정 않는 태도에 소송 내
응시생 집단 지성이 큰 힘"
무료 변론했던 김정선 변호사
"승소했지만 평가원 대처 아쉬워
원장 사퇴…실무자는 되레 진급"
![김정선 변호사](https://img.hankyung.com/photo/202211/AA.31844754.1.jpg)
“문제 완성도가 떨어져도 잘못된 답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평가원의 답변을 이해하기 어려웠어요.”(임준하 씨)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소송’을 낸 임준하 씨와 김정선 변호사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와 같은 일이 없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준하 씨](https://img.hankyung.com/photo/202211/AA.31844739.1.jpg)
전남대 의예과에 재학 중인 임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수시 면접과 소송을 같이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EBS 수능특강’에도 같은 오류가 있는 문제가 있어 직접 이의를 제기해 정정한 바 있다”며 “동일한 오류라 평가원도 오류를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변별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에 소송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학생들을 위해 무료 변론을 자처했다. 그는 “오류가 명백함에도 평가원이 인정해주지 않는 태도에 속에서 뭔가가 올라왔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학생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고 ‘뒷일 생각 말고 일단 해보자’며 소송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하루아침에 원고가 된 학생들은 ‘집단지성’을 발휘해 변론 준비를 도왔다. 이들은 국내 학회와 석학들에게 문제 오류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임씨는 “국내 학회들은 수능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기를 꺼렸다”며 “그러자 92명 중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해외 학회나 석학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오히려 기성세대보다 젊은 학생들이 ‘잘못된 것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와 용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소송은 학생들의 승리로 끝났다. 김 변호사는 판결 이후 평가원의 대처가 아쉬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사태로 평가원장만 사퇴하고 실무자는 오히려 진급했다”며 “수능 이의심사위원장도 외부 인사로 바꿨지만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외부 인사에게 떠넘기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