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80달러 붕괴 눈앞…올 들어 첫 콘탱고 발생 [오늘의 유가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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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 만에 유가가 10% 떨어졌다. 중국발 수요 악화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EU의 러시아발 원유 수출 압박도 유가를 올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가 다음 달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08달러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1.91%(1.56달러) 떨어졌다.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가격(88.96달러) 대비 10%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한 주 간 10% 낙폭은 지난 3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 9월 기록했던 연중 최저치(76.71달러)와도 차이가 크지 않다.
미국 원유시장에선 올 들어 처음으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콘탱고'가 발생했다. 콘탱고는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아진 상태다. 지금 유가보다 앞으로의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콘탱고 발생한다. WTI에서 콘탱코가 나타난 건 지난해가 마지막이었다. 콘탱고가 예상되면 가격 상승기에 판매하기 위해 시장에서 석유를 더 오래 쟁여둘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럽 유가 기준으로 통용되는 브렌트유도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브렌트유 가격은 같은 날 배럴당 87.62달러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2.41%나 떨어졌다. 해당 주에는 9% 떨어졌다. 다만 브렌트유는 콘탱고가 아닌 백워데이션 상태를 유지했다. 백워데이션은 콘탱코와 반대로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다.
원유 가격에 하락 압박을 주고 있는 건 중국의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다. 지난 19일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4215명으로 집계됐다. 나흘 연속으로 2만명을 웃도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베이징에서 지난 5월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베이징 번화가의 일부 외식업체나 상가는 휴점에 들어갔다.
18일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크게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며 "이는 중국 경제와 석유 수요를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운송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국가 간 운송하는 유조선의 수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석유 수요도 높지 않다.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지난 17일 재정안을 발표하면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2024년 연말에야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의 경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게 영국 예산책임청(OBR)의 전망이다.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게 그친 독일도 상황이 비슷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내년 -0.3%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날씨가 예상보다 온화하다는 점도 화석연료 가격 안정세에 기여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미국 휘발유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71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 3.87달러 대비 4.1% 하락했다. 텍사스를 비롯한 일부 남부 주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3달러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 가격은 1년 전 수준 가격이다.
석유 수요가 줄면서 OPEC플러스가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을 이달 들어 하루 50만배럴 줄였다. 다음달 4일 열릴 OPEC플러스 회의에서 다른 산유국들에게도 감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5일 OPEC플러스는 하루 200만배럴 감산에 합의한 상태다.
EU는 다음달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 내년 2월 5일부터는 러시아산 정유 제품의 수입도 차단한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향후 6개월간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약 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08달러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1.91%(1.56달러) 떨어졌다.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가격(88.96달러) 대비 10%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한 주 간 10% 낙폭은 지난 3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 9월 기록했던 연중 최저치(76.71달러)와도 차이가 크지 않다.
미국 원유시장에선 올 들어 처음으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콘탱고'가 발생했다. 콘탱고는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아진 상태다. 지금 유가보다 앞으로의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콘탱고 발생한다. WTI에서 콘탱코가 나타난 건 지난해가 마지막이었다. 콘탱고가 예상되면 가격 상승기에 판매하기 위해 시장에서 석유를 더 오래 쟁여둘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럽 유가 기준으로 통용되는 브렌트유도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브렌트유 가격은 같은 날 배럴당 87.62달러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2.41%나 떨어졌다. 해당 주에는 9% 떨어졌다. 다만 브렌트유는 콘탱고가 아닌 백워데이션 상태를 유지했다. 백워데이션은 콘탱코와 반대로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다.
원유 가격에 하락 압박을 주고 있는 건 중국의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다. 지난 19일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4215명으로 집계됐다. 나흘 연속으로 2만명을 웃도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베이징에서 지난 5월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베이징 번화가의 일부 외식업체나 상가는 휴점에 들어갔다.
18일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크게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며 "이는 중국 경제와 석유 수요를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운송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국가 간 운송하는 유조선의 수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석유 수요도 높지 않다.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지난 17일 재정안을 발표하면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2024년 연말에야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의 경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게 영국 예산책임청(OBR)의 전망이다.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게 그친 독일도 상황이 비슷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내년 -0.3%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날씨가 예상보다 온화하다는 점도 화석연료 가격 안정세에 기여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미국 휘발유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71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 3.87달러 대비 4.1% 하락했다. 텍사스를 비롯한 일부 남부 주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3달러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 가격은 1년 전 수준 가격이다.
석유 수요가 줄면서 OPEC플러스가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을 이달 들어 하루 50만배럴 줄였다. 다음달 4일 열릴 OPEC플러스 회의에서 다른 산유국들에게도 감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5일 OPEC플러스는 하루 200만배럴 감산에 합의한 상태다.
EU는 다음달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 내년 2월 5일부터는 러시아산 정유 제품의 수입도 차단한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향후 6개월간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약 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