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만든 MBC 탓" vs "尹의 땡깡"…도어스테핑 중단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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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키로
MBC 기자-비서관 공개 설전 여파
"불미스러운 사태…지속 불가 판단"
여야, 중단 책임 소재 두고 격돌
與 "MBC, 소통의 장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野 "삐뚤어진 언론관이 문제…좀스러운 대응"
MBC 기자-비서관 공개 설전 여파
"불미스러운 사태…지속 불가 판단"
여야, 중단 책임 소재 두고 격돌
與 "MBC, 소통의 장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野 "삐뚤어진 언론관이 문제…좀스러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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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이날부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인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與 "MBC, 소통의 장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국민의힘은 도어스테핑 중단을 두고 노골적으로 'MBC 기자 책임론'을 제기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채택한 파격적인 소통의 장을 MBC 기자가 사실상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는 목소리다.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소통의 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MBC, 언론의 책임을 돌아보길 바란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최근 출입 기자의 설전 사태가 '국민과 열린 소통'이라는 도어스테핑의 취지를 저해시키며 중단을 초래하게 된 것"이라며 "슬리퍼, 팔짱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사정부, 독재 운운하며 대통령이 퇴장한 뒤에는 비서관을 붙잡고 고함을 지르고 소통의 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때늦은 감은 있지만 참 잘한 결정이다. 대통령의 말씀은 태산같이 무거워야 한다"며 "대통령의 국정 능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작한 거지만, 파이널 디시전(최종 결정)을 하는 대통령이 매일같이 결론을 미리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민과 가까워지려는 대통령의 뜻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 마음 졸이며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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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尹, 삐뚤어진 언론관이 문제…좀스러운 대응"
야당은 이번 사태를 통해 윤 대통령의 삐뚤어진 언론관이 드러났다고 지적하면서 그가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불미스러운 사태인가"라며 "재발 방지 방안을 운운하는 것은 기자들이 대통령의 말씀에 따져 묻지 말라는 것이냐"고 했다.그러면서 "대통령실은 경호 보안상의 필요, 외교상의 문제를 이유로 대지만 핑계로 들린다. MBC 기자와의 설전이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에 벽을 치고 있다. 삐뚤어진 언론관은 가림벽으로 가려지겠지만, 국민과의 소통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윤 대통령이 땡깡을 피운다"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까지 나오며 국민과의 소통을 그토록 강조했던 것은 모두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지나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한 마디로 대통령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토라져서 땡깡 피우고, 대통령실은 그런 대통령의 심기 경호를 위해 언론에 불경죄를 묻는 꼴"이라고 했다.
이어 "핵심은 윤 대통령의 비뚤어진 언론관이다. 언론과 싸워 이기겠다는 사생결단을 즉각 중단하라"며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대통령을 역사는 독재로 기록한다.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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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MBC, 악의적 행태"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 도어스테핑 당시 윤 대통령은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이유에 대해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 기자는 "뭐가 악의적이냐"고 공개 항의했고, 이후 해당 기자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간 설전이 이어졌다.대통령실은 이틀 뒤인 지난 20일 오후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용산 대통령실 1층 현관 안쪽에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을 설치했다. 1층 기자실 출입문에서 불과 약 20m 떨어진 지점인데, 일각에서는 MBC 기자와의 충돌이 계기가 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가벽을 설치하는 것"이라면서 기자-참모 충돌과 가벽 설치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