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호황에 올라탄 '배터리 장비주'…내년 실적 '또 상향'
배터리 장비 기업들의 내년도 실적 추정치가 증권가의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등에서 배터리 생산공장을 급격히 늘리고 있어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장비 업체 피엔티의 내년도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53% 늘어난 1100억원 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대비 13% 오른 수치다. 씨아이에스는 내년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62% 증가한 280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예상치인 230억원 대보다 20% 이상 높아졌다.

내년도 2배 이상의 이익성장이 예상되는 하나기술, 코윈테크 등에 대한 내년도 추정치도 당초 에 비해 10% 이상 올라갔다. 미국향 수출이 예측 이상으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배터리 장비 업체들의 실적 추정치 상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배터리 공장을 미국 내에 짓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공장에 들어갈 배터리 장비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내년도 미국 공장 투자 규모만 255억 달러(34조 5474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중 배터리 장비 분야의 몫이 105억 달러(14조 2642억원)에 달한다.

증권가는 2023년부터 미국 중심의 배터리 장비 '슈퍼 싸이클'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미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되면서 2024년과 2025년에도 높은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와 GM·포드 등의 추가적인 공동 공장 설립 논의도 이어지고 있어, 배터리 장비 수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