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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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최악이지만, 지금은 저점 분할 매수 시기', '매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시점', '반도체 산업 비중 확대'.

국내 증권사들이 반도체 업종에 대해 현재 환경은 어렵지만 매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내년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도 삼성전자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0.65%, 2.38%씩 하락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 때문인데 삼성전자에서는 614억원, SK하이닉스에서는 392억원씩 순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이 발길을 돌리는 이유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에 따르면, 산업경기 전문가들은 전체 제조업 중 반도체업의 업황이 가장 큰 부진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도체 업종의 11월 PSI는 27이었다. 0에 가까울수록 업황이 나쁘다고 응답한 전문가의 수가 많은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4분기에도 수요 부진으로 큰 폭의 출하량 증가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4분기 디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2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새로운 수요처를 찾지 못한 메모리 반도체는 유례없는 수요 절벽을 겪고 있다"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제조업 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에도 재고 조정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출하율 전망 그래프./사진=하이투자증권
반도체 출하율 전망 그래프./사진=하이투자증권

"내년 하반기부터 업황 개선",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 긍정적"

업황 개선 시기에 대해선 내년 하반기로 의견이 모였다. 서 연구원은 "내년 디램 수급은 공급 제한 효과 등으로 3분기 저점을 기록한 후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낸드 플래시는 선두 업체의 점유율 확대 기조로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하반기는 돼야 메모리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투자 증가, 스마트폰 교체 주기 발생 가능성 등이 수요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도 "생산량 축소와 주문량 증가에 따라 내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국내 반도체 생산업체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 연구원은 "앞으로 중국 기업은 미국의 추가 규제로 장비 수입이 어려워져 첨단 노드 칩 생산이 원천 봉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는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과 기술 격차를 벌려 국내 메모리 업체들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디램 생산능력 절반가량을 중국 내 공장에 의존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생산기지 다변화 등의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대장주, 매수 관점 접근"

전문가들은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잇따른 적자 전망에 8만원 대로 추락한 SK하이닉스에도 내년 상반기부터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반복했다.

신영증권은 '편안한 선택지'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만8000원으로 유지했다. NH투자증권도 2024년 대규모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의 목표가는 7만2000원이었다. 목표가를 높인 증권사도 있었다. 하이투자증권은 흑자가 지속에 따른 주당순자산가치(BPS) 성장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 메모리 업황 개선 전망을 근거로 NH투자증권은 11만7000원, 신영증권 12만원을 목표가로 각각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적자 전망에 따른 BPS 하락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내렸다. 다만 송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주가가 크게 상승해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분할 매수 시기"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