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협회 등 5개 단체가 정부에 콘텐츠 제작비 세액 공제율을 상향해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방송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21일 '위기의 영상콘텐츠산업, 경쟁국에 준하는 제작비세액공제율 상향 촉구'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문을 냈다. 성명서엔 "현행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인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0%로 각각 상향해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에 대한 정부의 세법개정안 내용에 따르면 기존 공제율인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의 현행 제도가 3년 연장된다. 그동안 영상콘텐츠 관련 단체와 기업들이 요구한 세액 공제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들 단체는 "국내 영상 콘텐츠 시장은 국내 사업자 간의 싸움이 아닌 글로벌 사업자들과 직접 경쟁하는 전장이 됐다"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은 거대한 자금력에 더해 자국 정책에 따라 약 25% 수준의 제작비 세액공제 혜택을 지원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산업과 다른 산업과의 차별도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바이오·헬스,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빅3' 산업 등 여타 미래전략산업엔 다양한 세제지원 혜택과 30% 이상의 높은 세액 공제율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왜 유독 콘텐츠 산업만은 비켜가야 하는 것인지, 그렇게 추켜세웠던 K콘텐츠의 국가적 기여와 파격적 지원 약속은 말 뿐인 립서비스에 불과했던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콘텐츠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한 과감한 지원을 강력 촉구했다. "세계 시장에서 한 국가의 문화콘텐츠는 글로벌 대중의 신뢰와 주도권을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는 어렵다. K콘텐츠 역시 위기를 방치한다면 한때 전 세계를 강타했던 홍콩 영화와 일본 J팝과 같이 과거의 영광을 곱씹으며 뒤늦게 후회하는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글로벌 문화콘텐츠 리더로 자리한 K콘텐츠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정부의 세심한 관심과 과감한 지원을 즉시 실행에 옮겨줄 것을 촉구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