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20일(현지시간) 10여 발의 포탄이 떨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국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주말 12차례 이상 폭격을 받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번 폭발로 건물과 장비가 손상됐지만 핵 등 안전에 치명적인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위원장은 이번 포격에 대해 “불장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폭격 주체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공방을 이어갔다. 러시아 원전 운영사인 로스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자포리자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보관 건물 근처 등에 포탄 15발이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공격한 것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폭격 사실을 밝힌 것이다.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군이 이날 아침 자포리자 원전을 포격했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손상된 시설·장비는 재가동을 준비 중인 원자로 5·6기와 관련된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전력 생산을 재개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원전으로 러시아군이 점령 중이다. 시설 운영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맡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잇단 포격에 따른 방사능 누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 원자력감시단은 21일 폭격 관련 점검을 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 동부 마을에서 발생한 미사일 폭격과 관련해 독일이 폴란드에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지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크리스틴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부 장관은 독일 매체 라이니쉐포스트에 “폴란드의 영공을 보호하기 위해 유로파이터와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