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10여명, 지도부 비공개 면담…일부 유족, 이상민 해임·국조 병행 요구
정진석 "너무 송구스럽고 죄송…원인규명·사태수습 최선 다하겠다"
[이태원 참사] 영정 들고 국회 찾은 유족들…與 "원인규명 최선"(종합)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국회에서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를 만나 참사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책임자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유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유족 간담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간담회는 유족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간담회에는 정 위원장을 비롯해 당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 소속 박형수·박성민 의원과 신의진 위원(연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성일종 정책위의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닫힌 문틈으로 정부를 강하게 질타하는 유족들의 애절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일부 유족들은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자녀들의 영정 사진을 가져왔다.

이를 품에 안고 있기도 했고, 책상 위에 올려 국민의힘 측 참석자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간담회를 마치고도 유족들은 약 50분 동안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유족 이모씨는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너무나 젊은 아이들이 서울의 한복판에서, 대통령실 바로 옆에서(사고를 당했다)"라며 "하지만 아직 진실한 사과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고 책임자이기에 그분부터 먼저 물러나야 한다"며 "똑같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니 (경찰 수사와 함께) 국정조사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영정 들고 국회 찾은 유족들…與 "원인규명 최선"(종합)
정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정부와 여당으로서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사고원인 규명과 사태수습,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있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유족들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에 대해 "여러 견해가 나왔지만, 젊은 아들딸을 길거리에서 못다 핀 꽃잎처럼 스러지게 했던 일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는 취지였다"며 "유족의 의견을 충실히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현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추진하는 국정조사에 대한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부족하거나 미흡한 점이 있다면 국정조사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당 이태원 참사 특위는 오는 22일 서울경찰청을 방문해 112치안종합상황실 등을 살펴보고 참사 당일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따질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