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휴지 싸게 줄게요"…서민 울리는 사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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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분위기 속에서 식자재·식품이나 생활필수품 등을 "싸게 주겠다"며 접근하는 사기 범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식자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다며 선입금을 요구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가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산 강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식용유 판매업체라고 사칭한 B씨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식용유를 살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약 9000만원을 B씨에게 선입금했으나 B씨는 잠적했다.
당시 B씨의 명함에는 실제 업체 연락처가 적혀 있었고, A씨가 이 연락처로 전화했을 때 B씨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업체에 연락할 때 B씨가 중간에서 전화를 가로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원주경찰서는 "현금으로 화장지를 사면 기존 가격에서 10%를 더 싸게 살 수 있어 이득금을 더 많이 주겠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12억원을 가로챈 피의자를 검거한 바 있다.
또 같은 달 백화점 인근 도로에서 대형 마트 납품용 홍삼 재고가 남았다면서 싸게 준다는 사기꾼에게 당한 네티즌의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스타렉스 홍삼 사기를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오후에 백화점에 선물을 사러 가기 위해 신호 대기 중, 한 30대로 보이는 남성 B씨가 차량으로 다가왔다.
자신을 홍삼 회사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한 그는 갓길에 차를 대보겠냐고 A씨에게 물었다. A씨는 영업직과 배송 기사들의 노고를 잘 알기 때문에 '들어나 주자'는 생각으로 차에서 내렸다고 한다. 또한 당시에는 대낮에 차량도 많았기 때문에 큰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B씨는 "홍삼 한 상자에 40만원대인데 6박스 있다"면서 "이거 싸게 드릴 테니까 저희 삼겹살에 소줏값만 챙겨주시면 안 되냐. 너무 아까워서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얘기하다가 말씀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박스당 10만 원을 요구한 B씨에게 가격을 깎아달라고 했고, A씨는 결국 6박스를 50만 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공식 판매 제품도 아니었다. A씨는 "제품은 받았으나 (홍삼) 함량이 형편없고, 본사 상담실이라고 적힌 곳은 불통"이라며 "로고랑 인증마크는 있는데 공식 판매 제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씨가 수상한 느낌이 들었을 때 이미 차는 사라진 뒤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부산 강서경찰서는 식자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다며 선입금을 요구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가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산 강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식용유 판매업체라고 사칭한 B씨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식용유를 살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약 9000만원을 B씨에게 선입금했으나 B씨는 잠적했다.
당시 B씨의 명함에는 실제 업체 연락처가 적혀 있었고, A씨가 이 연락처로 전화했을 때 B씨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업체에 연락할 때 B씨가 중간에서 전화를 가로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원주경찰서는 "현금으로 화장지를 사면 기존 가격에서 10%를 더 싸게 살 수 있어 이득금을 더 많이 주겠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12억원을 가로챈 피의자를 검거한 바 있다.
또 같은 달 백화점 인근 도로에서 대형 마트 납품용 홍삼 재고가 남았다면서 싸게 준다는 사기꾼에게 당한 네티즌의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스타렉스 홍삼 사기를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오후에 백화점에 선물을 사러 가기 위해 신호 대기 중, 한 30대로 보이는 남성 B씨가 차량으로 다가왔다.
자신을 홍삼 회사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한 그는 갓길에 차를 대보겠냐고 A씨에게 물었다. A씨는 영업직과 배송 기사들의 노고를 잘 알기 때문에 '들어나 주자'는 생각으로 차에서 내렸다고 한다. 또한 당시에는 대낮에 차량도 많았기 때문에 큰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B씨는 "홍삼 한 상자에 40만원대인데 6박스 있다"면서 "이거 싸게 드릴 테니까 저희 삼겹살에 소줏값만 챙겨주시면 안 되냐. 너무 아까워서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얘기하다가 말씀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박스당 10만 원을 요구한 B씨에게 가격을 깎아달라고 했고, A씨는 결국 6박스를 50만 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공식 판매 제품도 아니었다. A씨는 "제품은 받았으나 (홍삼) 함량이 형편없고, 본사 상담실이라고 적힌 곳은 불통"이라며 "로고랑 인증마크는 있는데 공식 판매 제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씨가 수상한 느낌이 들었을 때 이미 차는 사라진 뒤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