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1200명, 창원과 부평1공장으로
이날 한국지엠에 따르면 부평2공장(조립라인)은 생산 중이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랙스'와 준중형 세단 '말리부' 단종으로 오는 26일 가동을 중단한다.
부평2공장 소속 근로자 1200명 가운데 700명은 창원공장, 500명은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증설하는 부평1공장으로 전환배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4월 고용안정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인력 재배치 방안을 큰틀에서 합의한 바 있다.
창원공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GM 글로벌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를 생산하고, 부평1공장에서는 볼륨모델(판매량이 많은 차)인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 등을 만들어야 해 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한국GM 부평공장은 1962년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인 새나라자동차의 부평공장 준공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생산에 차질을 빚다가 결국 1년여 만에 문을 닫았다. 이후 부평공장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1965년 신진자동차가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한 뒤 공장 부지를 165만2000㎡ 규모로 확장해 일본 도요타와 합작해 버스, 트럭 등의 상용차, 퍼블리카, 코로나, 크라운 등의 승용차를 만들었다.
신진자동차는 197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공동 자본금을 출자해 지엠코리아(GMK)를 설립했으나 이듬해 오일쇼크로 부도가 났다. 산업은행이 GMK의 신진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서 새한자동차로 사명이 바뀌었다.
이후 대우그룹이 새한자동차를 인수해 대우자동차의 시대가 열린다. 대우차는 1983년 부평공장에 기술연구소를 세운 데 이어 1992년 GM의 남은 지분을 모두 넘겨받아 독자 노선을 걸었다.
부평공장은 1986년 부평1공장이 새롭게 조성되며 기존에 있던 시설들이 부평2공장으로 분류됐다. 1970∼1990년대 부평2공장에서는 로얄 시리즈, 프린스, 에스페로를 거쳐 레간자·매그너스·토스카 등을 생산했다.
부평공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구조조정과 생산 중단 등을 반복했다.
이후 GM이 2002년 존폐 기로에 놓인 대우그룹과 양해각서를 맺고 신설법인 GM대우를 출범했다. 2011년 사명을 다시 한국GM으로 바꾸고 차량 엠블럼도 쉐보레로 교체해 현재에 이르렀다.
부평2공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서 가동률이 떨어지다가 9세대 신형 말리부를 생산하며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본사로부터 후속 모델이나 신차 생산을 추가로 배정받지 못한 상황으로 결국 트랙스와 말리부 차량 단종에 따라 결국 생산종료의 길로 들어섰다.
부평2공장은 신차 생산 배정 등 향후 활용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조립 라인만 둔채 다른 생산 기능들은 이미 부평1공장과 통합됐다.
부평2공장은 폐쇄되지만 부평1공장은 계속 가동된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과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를 준비 중인 창원공장을 중심으로 연간 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