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금석 숙대 명예교수, 쓰개·노리개까지 한복의 모든 것 담아

한류의 한 획이라 할 수 있는 한복의 멋과 변천사 등을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우리가 몰랐던 한복의 힙과 멋 소개한 책 '조선패션본색'
30년 가까이 한국의 문화 원형을 찾아 연구해온 채금석 숙명여대 의류학과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조선패션본색'(지식의편집刊)이다.

'우리가 지금껏 몰랐던 한복의 힙과 멋'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이어지는 한복의 모든 것과 쓰개와 노리개 등 관련 장신구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다.

조선시대 럭셔리의 상징 가체, 패셔니스타 기생의 상박하후 스타일, 매니시 패션인 장옷, 일생에 한 번만 허락된 활옷, 신분과 격식을 드러내는 원삼, 무병장수의 기원을 담은 까치저고리와 오방장두루마기 등을 소개한다.

또 7겹의 속옷으로 완성하는 치마 라인, 쓸모와 상징성을 담은 노리개와 주머니, 명품 보자기와 조각보까지 한복에 담긴 힙과 멋을 새롭게 조망한다.

우리 한복의 숨겨진 이야기를 무형문화재 기능장, 전승공예 작가들의 작품 도판 등 200여 컷의 사진과 함께 꾸며 이해를 돕고 있다.

채 명예교수는 22일 인터뷰에서 "유교 이념으로 억압당한 조선시대 여인들이 입고 지은 한복에는 그들의 수난사와 함께 모험과 도전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며 "사회에서 단절됐던 그들은 한복과 규방 공예에 자신들의 철학과 예술성을 담았다"고 말했다.

우리가 몰랐던 한복의 힙과 멋 소개한 책 '조선패션본색'
그는 이어 "한복을 포함해 헤어스타일, 장신구, 화장법 등 당시 여인들의 세계관은 놀랍게도 현대적이고 과학적이었다"며 "그것은 지금 한류의 상징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은 한복으로 연결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복 마름질과 바느질 법에 '하나 속에 모두가 있고 모두 속에 하나가 있다'는 우주 철학적 관념의 세계가 담겨 있다"며 "치마와 저고리, 고름 등에 새겨진 똑같은 사각형의 연결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올해 우수출판 콘텐츠로 선정됐다.

출판사 측은 "한복에 관심이 있고 조금 더 알고 싶지만, 그동안 어렵고 딱딱한 전통 복식 관련 책에 접근이 힘들었던 일반 독자들에게는 입문서로 적격"이라며 "패션이나 생활공예품 작가들의 자료서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채 명예교수는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2018년∼2020년)으로 활동했고, 현재 서울시 무형문화재 위원이다.

저서로는 '문화와 한디자인', '한국 복식문화-고대편', '우리 저고리 2천년', '전통한복과 한스타일', '현대 복식 미학' 등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