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랜더스 KBO리그 통합우승 기념 쓱세일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계산대에 줄을 선 모습. 사진=뉴스1
SSG랜더스 KBO리그 통합우승 기념 쓱세일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계산대에 줄을 선 모습. 사진=뉴스1
30대 맞벌이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18~20일 이마트 점포에서 진행된 '쓱세일' 기간 한 개 사면 한 개를 덤으로 주는 기저귀를 구매하려 했으나 대규모 인파를 뚫고 갈 엄두가 안 나 포기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SSG닷컴에서 기저귀 1+1 행사를 발견하고 재빨리 구입했다.

이마트, 신세계 등 오프라인 계열사는 쓱세일 행사를 마무리했지만 온라인 계열사들은 여전히 세일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SSG닷컴은 오는 30일까지 이마트 창립 기념 온라인 장보기 행사를 이어간다.

유통업계가 연말 대목을 앞두고 프로모션에 한창이다. 지난달 이태원 참사로 시끌벅적한 마케팅은 자제하면서도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11월25일)와 크리스마스(12월25일), 새해로 이어지는 연말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일제히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군불 지핀 쓱세일…"블프·X-마스까지 이어간다"

SSG랜더스 KBO리그 통합우승 기념 쓱세일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 오픈시간을 기다리며 줄을 선 모습. 사진=뉴스1
SSG랜더스 KBO리그 통합우승 기념 쓱세일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 오픈시간을 기다리며 줄을 선 모습. 사진=뉴스1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기념해 이마트를 중심으로 연 대규모 할인 행사 '쓱세일'이 흥행에 대성공한 게 기폭제가 되는 분위기다. 그간 침체됐던 소비심리에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는 유통가 안팎 평이 나온다.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쓱세일을 실시한 지난 18~20일 이마트 전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11월 3주차 주말)보다 2.1배 증가했다. 행사 기획 당시 설정한 매출 목표보다 40% 이상 더 거둔 수치다.

연말부터 새해까지 이어지는 대목을 앞두고 대형 참사가 벌어진 탓에 유통업계가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이번 신세계그룹의 대규모 할인 행사가 연말 마케팅 물꼬를 튼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점포에 소비자가 몰리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연말 소비 시장이 힘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 80% 할인…쇼핑축제 '블프'로 지갑 연다

사진=쿠팡
사진=쿠팡
유통가는 북미 최대 쇼핑 주간인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이 해외 직구(직접구매) 수요 잡기에 적극적이다.

쓱세일을 진행 중인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은 오는 27일까지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SSG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G마켓과 옥션도 오는 30일까지 '해외직구 빅세일'을 열고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롯데그룹 유통 8개사 역시 다음달 9일까지 '롯키데이'를 이어가는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은 이달 27일까지 최대 70% 할인 행사 '블랙위크'를 진행한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쿠팡 역시 로켓직구와 로켓배송 직수입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기획전을 27일까지 연다. 최대 70% 파격 할인하는 상품을 모아 '클리어런스' 코너를 꾸렸고, 젠하이저 이어폰·헤드폰과 샤오미 로봇청소기는 50% 할인가에 선보인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과 손잡은 11번가도 오는 30일까지 '11번가 블랙프라이데이 오리지널' 세일을 연다. 과거 블랙프라이데이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며 할인율은 최대 80%에 달한다.
사진=컬리
사진=컬리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 컬리 역시 25일까지 최대 62%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블랙위크'를 진행하고 있다. 1000만원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앞세운 게 특징이다. 컬리 관계자는 "주문 1회당 구매 금액에 따라 응모권이 지급되며 추첨을 통해 최대 1000만원의 적립금을 제공한다"고 귀띔했다.

다만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수요는 여전히 1300원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는 '킹달러'(달러화 강세)가 복병이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과 자산시장 한파, 물가 상승 등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얼마나 돌아올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그동안 소비가 꾸준히 늘었지만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들어 연말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