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의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가상화폐 대부업체인 제네시스 트레이딩, 블록파이 등이 줄지어 파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제네시스가 파산 위험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제네시스는 지난 며칠간 최소 10억달러(약 1조3천6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투자를 유치하려고 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바이낸스 외에도 자금 조달을 위해 미국 펀드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접근했다.

제네시스는 FTX의 파산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제네시스는 지난 11일 FTX 계좌에 1억7500만달러(약 2378억원)가 묶여있다고 밝힌 직후 신규 대출과 환매를 중단했다.

이처럼 파산 우려가 커졌으나 제네시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당장 파산 신청을 할 계획이 없다"며 "우리의 목표는 파산 신청 없이도 합의를 통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자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X의 붕괴 여파가 다른 거래소뿐 아니라 가상화폐 대부업체들로까지 퍼져 제네시스 외에도 블록파이 등이 파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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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중국의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인 후오비의 불투명한 소유권 구조 문제도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후오비는 지난달 공동창업자이자 지배적 주주인 리언 리 최고경영자(CEO)가 홍콩의 자산관리사 어바웃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자신의 지분을 팔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 코인 트론(TRON)의 창업자인 쑨위천(저스틴 쑨)이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를 들여 어바웃 캐피털을 통해 후오비의 지분 60%를 취득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이 블룸버그에 전했다.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차이나와 젠펀드도 그들의 후오비 총 지분 28%를 어바웃 캐피털에 매각했다. 쑨위천은 가상화폐를 대부분 금지하는 중국 당국의 조사를 피해 가기 위해 홍콩을 통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는 후오비 지분 취득을 계속 부인해왔다.

후오비의 대변인도 쑨위천이 지분을 매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후오비 글로벌에서 쑨위천은 공식적으로 고문 직책을 맡고 있다.

FTX 역시 극소수 개인에게 지배구조가 집중됐던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토큰인사이트의 웨인 자오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가상화폐) 환경에서는 거래소의 소유구조가 불분명하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중앙 집중적인 거래소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