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소집됐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소득 없이 종료됐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잇따른 도발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연합훈련에 대한 자위권 행사”라는 논리를 되풀이하면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 이해 당사국 대표로 참석한 황준국 유엔 한국대사는 “정기적으로 실시돼왔고 방어적인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핑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일본 대사들도 북한을 규탄하고 안보리 차원의 추가 조치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 안보리는 공동성명이나 추가 제재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는 “미국과 역내 동맹들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해 북한이 예상대로의 반응을 보인 것”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힘으로 일방적인 군축을 강제하려는 워싱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안보리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한·미·일은 공조를 통한 독자 제재 강화로 대응할 전망이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일본의 외교부 차관들은 “한·미 연합방위태세 및 한·미·일 안보협력의 지속적인 강화를 통해 대응해간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