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구 축제’ 월드컵이 지난 21일 카타르에서 개막했다. 한국 대표팀은 24일 밤 10시(한국시간) 우루과이를 상대로 첫 조별 예선 경기를 치른다. 다같이 중계를 시청하다 보면 으레 축구를 화제로 이야기꽃이 핀다. 이럴 때 말 한마디 거들 수 있게 도와주는 책들이 독자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 출간된 <최고의 골>은 축구 역사상 빛나는 골 순간을 그림과 글로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 출신 만화가다. 손흥민에게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안긴 2019년 75m 단독질주 골 장면도 그림으로 재현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팀닥터)가 쓴 <로드 투 카타르>, 월스트리트저널 스포츠 기자들이 쓴 <축구의 제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취업준비생을 위해 관련 직업을 정리한 <축구 일을 너무 하고 싶다> 등도 축구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관람만 하고 직접 축구장을 누빌 엄두를 못 냈다면 김혼비 작가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권한다. 김 작가가 여자 축구단에서 활동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책이다. 축구를 잘하고 싶어서 근육을 키우고, 축구하는 데 거추장스러워 머리를 짧게 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공처럼 날쌘 문장 덕에 덩달아 축구단에 가입하고 싶은 마음까지 불러일으킨다.

축구 웹툰·웹소설은 많아도 기성 문인들이 쓴 축구 소설은 흔치 않다. 다만 축구가 남성들의 스포츠라는 선입견과 달리 일찌감치 여성 작가들이 활약했다. 일제강점기 대표 여성 소설가 강경애는 1933년 <축구전>을 발표했다. 간도에서 가난한 조선인 학생들이 축구 대회에 출전하는 이야기다. 김별아의 <축구 전쟁>은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간 축구 응원전이 전쟁으로 이어진 역사적 사건을 소설로 풀어냈다. 그 밖에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는 일처다부제라는 발칙한 상상을 담고 있는데,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축구에 빗대서 표현하는 게 백미다.

‘마스크 투혼’ ‘손세이셔널(손흥민+센세이셔널)’ 손흥민 선수 관련 책도 빼놓을 수 없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에세이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흥민이 2019년 낸 에세이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등이 있다. 이번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는 국내에 아직 생소한 나라다. 카타르와 관련해 출간된 책으로는 <있는 그대로 카타르> <도하에서 보물찾기>가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