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금리로 금융비용이 급증하면서 조달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지속가능연계차입(SLL: Sustainability-Linked Loan)’과 그린본드(자금 사용 목적이 친환경 투자로 한정된 채권) 등을 찍어 조달금리를 낮추고, 이자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들의 시도가 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5일 BNP파리바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크레디아그리콜CIB 등 5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과 만기 3년 4750억원 규모의 SLL을 조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조달금리는 연 5.3~5.4% 수준이다. 최근 AA- 등급 기업의 3년 만기 회사채 조달금리가 연 7%대인 점을 고려하면 2%포인트가량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연간 이자 비용을 92억원가량 절감한 것이다.

SLL은 기업 자금조달 과정에서 회사 전반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사업 역량과 진척도를 평가하는 대출 상품이다. 일정 수준의 기준을 충족하면 낮은 금리로 SLL을 조달할 수 있다.

그린본드로 조달금리를 낮춘 기업들도 눈에 띈다. LG화학은 지난 7월 양극재 등 2차전지소재 설비 투자금 마련을 위해 그린본드 3억달러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4.436%로 집계됐다. 당시 평균 금리보다 1~2%포인트 낮게 조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에너지는 18일 2년 만기에 그린본드 1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6.69%다. 4일에는 자동차 부품 업체 동희산업과 지엠비코리아가 각각 150억원, 100억원어치의 그린본드를 찍었다. 두 회사 발행금리는 각각 연 5.65%, 연 5.35%였다. 이들 기업 모두 시장 평균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발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양키본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기업들이 검토해볼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양키본드는 외국 기업이 미국에서 달러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