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백스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3억5000만도즈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공급계약의 해지를 통보했다. 노바백스는 GAVI가 약속된 백신 구매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GAVI는 노바백스의 생산 역량이 없다고 반박했다. 노바백스 주가는 10.71%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노바백스가 GAVI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GAVI가 코백스퍼실리티 공급을 위해 구입하기로 합의한 백신 3억5000만도즈를 구매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코백스퍼실리티는 빈곤국에 백신을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한 국제 사업이다. GAVI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공동으로 수행한다.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해 백신을 공급하려면 WHO의 긴급사용승인 목록에 등재돼야 한다.

노바백스는 작년 5월 코로나19 백신 3억5000만도즈를 공급하기 위한 계약을 GAVI와 맺었다. 당시 GAVI로부터 환불 불가능한 선급금 3억5000만달러(4739억원)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WHO 긴급사용승인 목록에 오른 후, 노바백스는 추가로 3억5000만달러를 수령했다. 노바백스는 수령금 반환 등 계약 해지로 인한 불이익(패널티)은 없다고 했다.

GAVI는 노바백스의 주장에 반박했다. GAVI 대변인은 22일 로이터통신을 통해 “노바백스는 코백스퍼실리티 계약에 따른 백신 물량을 연내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GAVI는 노바백스가 계약 이후 1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계약에 명시된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을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따라서 GAVI가 선급금 회수 등에 대한 권리를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노바백스는 이에 대해 “코백스퍼실리티에 대한 백신 제조 및 공급을 이행할 준비가 됐다”고 재반박했다. 코보백스(Covovax)라는 제품명으로 백신을 만들기 위해 인도 세럼인스티튜트오브인디아(SII)와 계약을 맺었으며 그 중 일부가 코백스퍼실리티에도 공급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양측의 논쟁에 대해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과잉 및 수요 감소가 궁극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스튜어트 글릭먼 CFRA리서치 연구원은 “법적 싸움이 뒤따를 것이며 변호사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바백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매출 목표치(가이던스)를 기존 20억~23억달러(약 2조7080억~3조1142억원)에서 20억달러로 수정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