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이 1.3명 밑으로 떨어지면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된다. 출생아 수가 적어 인구 감소를 걱정해야하는 단계다. 한국은 초저출산국이 된지 오래다. 지금은 초저출산이라는 말로 부족할 정도로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인구 대책이 시급하게 제시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출산율, 2개 분기 연속 0.7명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6만4085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작년 같은 분기에 비해 3.7%(2466명)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7월 2만441명, 8월 2만1758명, 9월 2만1885명 등이었다. 월별기준으로도 작년보다 모두 출생아 수가 감소했다.

3분기 연령별 출산 현황을 보면 25~29세는 1000명당 24.3명의 아기를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동기 대비 3.2명 감소했다. 30~34세는 1000명당 74.4명을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2.9명 감소한 수치다. 주 출산연령대로 여겨지는 25~34세의 출산이 급감한 것이다. 반면, 35~39세, 40세 이상은 1000명당 각각 45.5명, 4.1명을 출산해 각각 0.9명, 0.3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나 셋째를 낳는 경우도 줄었다. 출산 순위별 출생아 구성비를 보면 62.7%가 첫째아였다. 둘째는 30.5%, 셋째아 이상은 6.8%에 그쳤다.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0.03명 감소했다. 서울 지역이 출산율이 0.59명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기록됐다. 부산이 0.73명, 대구와 인천이 0.75명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세종(1.03명)과 전남(1.04명)이 그나마 출산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출산율 더 떨어진다

합계출산율은 지난 2분기에도 0.7명대를 기록했다. 당시 출산율은 0.75명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였다.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출산율이 0.7명대를 기록하면서 연간 출산율도 사상 처음으로 0.7명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4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출생아 수와 출산율이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출생 통계를 분석하면 1월 출생아가 가장 많고, 12월 출생아는 가장 적은 현상이 발견된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한국의 높은 교육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12월생에 비해 신체와 두뇌 개발이 상대적으로 빠른 1월생이 학교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쉽기 때문에 부모들이 최대한 연초에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가족계획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이 3분기보다 0.11명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0.6명대 출산율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인구미래전략 차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주택·일자리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종합적 차원에서 제대로 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아이를 낳는 것이 고난의 시작이 아니라 행복의 시작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인구 10만명 자연감소

출생아가 급감하는 것과 반대로 사망자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3분기 사망자 수는 8만522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올해 1~9월 누적으로는 27만8997명이 사망했다.

출생아수에서 사망자수를 제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는 인구 자연증가는 3분기 -2만1144명이었다. 누적은 -8만6775명이다. 이 역시 겨울에 사망자 수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인구 10만명 이상이 자연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분기 혼인은 4만5413건으로 2.8%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혼인 건수가 증가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약 4년만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