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텅 빈 매장…"저희가 죄송합니다" 파바 점주들 절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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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째 이어지는 소비자 불매운동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 여파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 여파
"찾아오시는 분들께 '제가 죄송합니다' 대신 사과도 해봤어요.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매장 문 닫고 사과문을 붙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돌아오는 반응은 여전히 싸늘해요. (SPC 불매 운동으로) 한 달째 매장이 텅 비었는데 언제까지 이럴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중하순 시작된 SPC 불매 운동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실제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11월 매출은 평소 대비 25~45%, 심한 가맹점은 70%가량 줄었다. 불매 운동 여파로 폐기하는 빵이 늘어나 아예 판매 물량을 줄이는 추세다.
이에 대량 묶음으로 빵을 대폭 할인 판매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인기 제품을 증정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유모 씨(45)는 "불매 운동으로 직접적 타격을 입는 건 자영업자"라면서 "가맹점주들이 입는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어떻게 하면 불매 운동 목적이 달성된다고 알려주면 우리가 직접 나서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은 평소 아침마다 샌드위치가 조기 품절될 정도로 찾는 손님이 많았지만, 이날 오후 매장은 손님 없이 썰렁했다. 매장 직원은 "여전히 불매 운동을 체감하고 있다. 손님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오던 단골 손님도 안 보인다" "밤 9시까지 안 팔린 빵이 가득하다" 등의 하소연을 쏟아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지난달 중순부터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는 유모 씨(25)는 "사고 이후 한 번도 안 갔다. 지금도 (SPC는) 구체적인 사고 방지 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모 씨(26)도 "점주들 잘못은 아니더라도 회사 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파리바게뜨 빵을 사 먹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리바게뜨 빵을 즐겨 먹었다는 주부 김모 씨(36)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네 빵집이나 카페 베이커리 제품을 사 먹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이모 씨(34)는 "자주 찾던 매장에 젊은 직원들은 다 빠지고 사장님만 계시더라. 파리바게뜨 점주들이 불매 운동으로 중간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SPC 상품권으로 빵을 사먹었다"고 귀띔했다.
반면 직장인 박모 씨(29)는 "이렇게까지 불매 운동을 해야 하나 싶다"면서도 "애꿎은 가맹점주들이 피해 보는 게 안타깝지만 굳이 파리바게트에 가서 빵을 사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불매 운동이 이어지면서 피해액 측정이 어려워진 현실적 문제도 걸려 있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려 해도 불매 운동이 계속되는 탓에 피해 금액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좀처럼 불매 운동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파리바게뜨는 지난 15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마음으로 고객 여러분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달 말까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설문을 진행한다는 공지글을 올렸다.
SPC는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식빵, 단팥빵 등 완제품에 한해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 대상으로 반품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가맹점주협의회와의 지속적 대화를 통해 가맹점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부 품목에 대한 출하가 조정 등 추가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다양한 가맹점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지난달 중하순 시작된 SPC 불매 운동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실제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11월 매출은 평소 대비 25~45%, 심한 가맹점은 70%가량 줄었다. 불매 운동 여파로 폐기하는 빵이 늘어나 아예 판매 물량을 줄이는 추세다.
이에 대량 묶음으로 빵을 대폭 할인 판매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인기 제품을 증정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유모 씨(45)는 "불매 운동으로 직접적 타격을 입는 건 자영업자"라면서 "가맹점주들이 입는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어떻게 하면 불매 운동 목적이 달성된다고 알려주면 우리가 직접 나서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불매 한 달째…'줄어든 발길' 계속돼
지난달 계열사인 SPL 평택 공장에서 일어난 20대 근로자의 끼임 사망 사고에 대한 SPC 대처가 논란이 되면서 불매 운동이 본격화했다. SPC 계열사 가운데 대표 브랜드인 파리바게뜨가 집중 타깃이 됐다.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은 평소 아침마다 샌드위치가 조기 품절될 정도로 찾는 손님이 많았지만, 이날 오후 매장은 손님 없이 썰렁했다. 매장 직원은 "여전히 불매 운동을 체감하고 있다. 손님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오던 단골 손님도 안 보인다" "밤 9시까지 안 팔린 빵이 가득하다" 등의 하소연을 쏟아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지난달 중순부터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는 유모 씨(25)는 "사고 이후 한 번도 안 갔다. 지금도 (SPC는) 구체적인 사고 방지 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모 씨(26)도 "점주들 잘못은 아니더라도 회사 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파리바게뜨 빵을 사 먹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리바게뜨 빵을 즐겨 먹었다는 주부 김모 씨(36)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네 빵집이나 카페 베이커리 제품을 사 먹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가맹점주 피해에 '불매 운동 중단' 논의도
하지만 직접적 책임이 없는 가맹점주들 피해가 커지자 불매 운동을 그만하자는 사업장도 나왔다. SPC그룹 계열사와 계약해 근로자들에게 빵을 제공하던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불매 운동을 벌이다가 최근 불매 운동 중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 노조 조합원 김모 씨(50)는 "애꿎은 점주나 제빵기사, 아르바이트생 등 본의 아니게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직장인 이모 씨(34)는 "자주 찾던 매장에 젊은 직원들은 다 빠지고 사장님만 계시더라. 파리바게뜨 점주들이 불매 운동으로 중간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SPC 상품권으로 빵을 사먹었다"고 귀띔했다.
반면 직장인 박모 씨(29)는 "이렇게까지 불매 운동을 해야 하나 싶다"면서도 "애꿎은 가맹점주들이 피해 보는 게 안타깝지만 굳이 파리바게트에 가서 빵을 사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불매 운동이 이어지면서 피해액 측정이 어려워진 현실적 문제도 걸려 있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려 해도 불매 운동이 계속되는 탓에 피해 금액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좀처럼 불매 운동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파리바게뜨는 지난 15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마음으로 고객 여러분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달 말까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설문을 진행한다는 공지글을 올렸다.
SPC는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식빵, 단팥빵 등 완제품에 한해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 대상으로 반품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가맹점주협의회와의 지속적 대화를 통해 가맹점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부 품목에 대한 출하가 조정 등 추가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다양한 가맹점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