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이재명 것이냐"…기자들 항의 메일 받은 이유 [김인엽의 대통령실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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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부대변인
동아일보·채널A 22년 기자 생활 살려
대통령실 내서도 "정책 쉽게 잘 전달"
3개월째 대변인 대행, 승진 여부 관심
안팎에선 "더 잘할 사람 찾기 어려워"
민주당 대표와 같은 이름, 오해도 빈번
동아일보·채널A 22년 기자 생활 살려
대통령실 내서도 "정책 쉽게 잘 전달"
3개월째 대변인 대행, 승진 여부 관심
안팎에선 "더 잘할 사람 찾기 어려워"
민주당 대표와 같은 이름, 오해도 빈번
"이재명 부대변인 어디 있어요"
지난 22일 대통령실 한 고위관계자가 대통령실에서 브리핑한 뒤 '대변인 인선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없어지겠다"며 손사레를 쳤습니다. 간단한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이 부대변인에게 거는 대통령실의 기대가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입'이라 불리는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재 세달 째 공석입니다. 그간 대변인 후보로 여러 언론인의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그러나 이 부대변인이 그 공백을 메우며 외부 영입에 대한 언급은 점차 잦아들고 있습니다. '내부 승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대변인단이 기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흔히 대변인실에서 브리핑을 낼 때는 대통령실 현황을 낱낱이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대통령실은 국정 전반을 다루는 만큼 전문적이거나 지엽적인 현안을 브리핑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대변인단도 곤란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이 부대변인은 전문적이고 복잡한 브리핑을 '쉽게' 전달한다는 게 대통령실 내부의 평가입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이 부대변인을 "각 부처나 수석실에서 정책 자료를 보내오는 자료를 쉽게 바꾸고 중요한 내용은 강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사 제목을 고민하고, 쉬운 말로 기사를 쓰는 기자 출신으로서의 역량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부대변인은 상문고, 숭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와 채널A에서 22년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채널A에서는 김진의 돌직구쇼에 고정 패널로 출연해 방송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실 부대변인으로 임명됐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신문기자 출신인 이 부대변인에게 '직업 정치인'에게 기대되는 순발력이 아쉽다는 평가도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다만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부대변인이 특유의 '성실함'으로 부족한 부분을 잘 메워나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취임 6개월 동안 대통령실 직원들은 물론 기자들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누가 와도 당장 이 부대변인보다 잘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옵니다.
이 부대변인도 이같은 오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그는"성함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하고 같으시다 보니까 지금 청취자들 중에도 깜짝 놀라는 분이 많으시다. 좀 곤란한 적은 없으신가"라는 질문에 "저야 상관이 없지만 출입기자들이 굉장히 곤란할 때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사를 쓸 때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렇게 쓰면 독자들로부터 항의를 많이 받는다. 일일이 설명해야 된다 이러면서 애로사항을 저한테 얘기할 때가 꽤 있다"고 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지난 5월 정부 출범 전 대통령실 대변인실 직원과의 첫 만남에서는 "너무 유명한 이름이라 따로 말하지 않겠다"며 자신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 사람들'은 용산 시대를 열어가는 윤석열 대통령비서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대통령실과 관련해 더욱 다양한 기사를 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지난 22일 대통령실 한 고위관계자가 대통령실에서 브리핑한 뒤 '대변인 인선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없어지겠다"며 손사레를 쳤습니다. 간단한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이 부대변인에게 거는 대통령실의 기대가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입'이라 불리는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재 세달 째 공석입니다. 그간 대변인 후보로 여러 언론인의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그러나 이 부대변인이 그 공백을 메우며 외부 영입에 대한 언급은 점차 잦아들고 있습니다. '내부 승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언로의 발신인 아닌 수신인으로 시스템에 참여"
"저희도 취재해보고 알려드릴게요"대통령실 대변인단이 기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흔히 대변인실에서 브리핑을 낼 때는 대통령실 현황을 낱낱이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대통령실은 국정 전반을 다루는 만큼 전문적이거나 지엽적인 현안을 브리핑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대변인단도 곤란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이 부대변인은 전문적이고 복잡한 브리핑을 '쉽게' 전달한다는 게 대통령실 내부의 평가입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이 부대변인을 "각 부처나 수석실에서 정책 자료를 보내오는 자료를 쉽게 바꾸고 중요한 내용은 강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사 제목을 고민하고, 쉬운 말로 기사를 쓰는 기자 출신으로서의 역량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부대변인은 상문고, 숭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와 채널A에서 22년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채널A에서는 김진의 돌직구쇼에 고정 패널로 출연해 방송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실 부대변인으로 임명됐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최근까지 기자로 방송 활동을 하다가 특정 정부에 참여하게 돼 송구할 따름입니다. 저를 향한 모든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제 선택이 정치적 논란으로만 소비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 사건팀장, 청와대 출입, 국회반장, 논설위원, 방송 패널 등을 하며 여러 정부를 매섭게 비판했습니다. 이런 비판이 권력 내부에선 어떻게 공명을 일으키는지, 그 공명은 어떻게 사회 변화를 이끄는지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언로(言路)의 발신인이 아닌 수신인으로 그 시스템에 참여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지난 22년 4개월의 기자생활이 헛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3개월 째 사실상 '대변인 대행'…대통령은 어떤 생각일까
사실상 대변인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이 부대변인은 왜 대변인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걸까요. 여러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질문한 결과 한 고위 관계자가 답을 줬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 부대변인은 대변인으로서의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브리핑 영상은 물론 서면 브리핑 문구 하나하나까지 들여다본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신문기자 출신인 이 부대변인에게 '직업 정치인'에게 기대되는 순발력이 아쉽다는 평가도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다만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부대변인이 특유의 '성실함'으로 부족한 부분을 잘 메워나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취임 6개월 동안 대통령실 직원들은 물론 기자들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누가 와도 당장 이 부대변인보다 잘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옵니다.
"너무 유명한 이름, 따로 말하지 않겠다"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항의 메일 중 하나가 "왜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실의 부대변인이냐"는 것입니다. 동명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대 대선의 민주당 후보였기에 발생한 오해입니다. 최근 이 부대변인이 브리핑 횟수를 늘리며 이런 메일은 점차 줄고 있습니다.이 부대변인도 이같은 오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그는"성함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하고 같으시다 보니까 지금 청취자들 중에도 깜짝 놀라는 분이 많으시다. 좀 곤란한 적은 없으신가"라는 질문에 "저야 상관이 없지만 출입기자들이 굉장히 곤란할 때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사를 쓸 때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렇게 쓰면 독자들로부터 항의를 많이 받는다. 일일이 설명해야 된다 이러면서 애로사항을 저한테 얘기할 때가 꽤 있다"고 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지난 5월 정부 출범 전 대통령실 대변인실 직원과의 첫 만남에서는 "너무 유명한 이름이라 따로 말하지 않겠다"며 자신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 사람들'은 용산 시대를 열어가는 윤석열 대통령비서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대통령실과 관련해 더욱 다양한 기사를 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