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한 그루에서 황금색과 붉은색 사과를 동시에 수확할 수 있는 재배 기술을 국내 한 농부가 개발했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조석제 씨(57)다. 조씨는 5620㎡ 규모의 실험용 과수원(사진)에서 2년간의 연구 끝에 황금 사과(부사) 2500상자를 수확했다. 올해 첫 출하인데도 입소문을 타면서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기술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황금 사과 재배 기술의 핵심은 천연 광물 소재 이오나이트다. 2005년께 충북 영동군 용화면 한 금광에서 발견된 이오나이트는 땅속에 있는 영양분을 분해해 작물에 흡수가 잘되도록 돕는 기능이 있다. 조씨와 작목반은 올해 초 사과나무에 작은 열매가 맺혔을 때부터 이오나이트로 만든 세 겹의 봉지를 씌웠다. 과수원 흙에는 이오나이트를 섞었고 사과나무 잎사귀에도 물에 탄 이오나이트를 여러 차례 뿌렸다.

조씨가 재배한 황금 사과는 당도가 일반 사과보다 높다. 이 사과의 당도는 17~18브릭스. 일반 붉은 사과(13~14브릭스)보다 20%가량 높다. 경쟁 품종인 일본의 시나노골드는 개량한 사과나무 묘목을 심은 뒤 3~4년을 기다려야 수확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사과 농가에서도 첫해부터 황금사과를 수확할 수 있어 인건비 등 추가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작목반 관계자는 “일본 농협중앙회(JA전중)에서 오는 28일부터 2박3일간 과수원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일본 현지에서 인기 있는 시나노골드와 맛과 성분을 비교하더니 관련 재배 기술을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조씨와 작목반 농민들은 황금 사과 재배 기술을 주변에 무료로 가르쳐줄 계획이다. 조씨는 “일본은 아오리와 시나노골드라는 사과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어 유통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사과도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고 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