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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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 가능성에 상승했다.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한국은행의 '베이비스텝' 등을 소화하며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코스피 상승 출발 전망

미 증시가 장중 일부 종목 이슈로 상승분을 반납하기도 했으나, 달러 약세 및 국채 금리 하락에 힘입어 상승한 점은 24일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Fed 위원들이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해 ‘곧’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할 것임을 주장 했다는 소식도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6원 내외 하락 출발하는 등 원화 강세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국 은행 금통위에서 25bp 인상 가능성이 높아 원화 강세폭이 축소될 수 있으나 이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를 감안한 한국 증시는 0.7% 내외 상승 출발 후 견고한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 테슬라(+7.8%), 알파벳(+1.5%), 타겟(+3.5%) 등 빅테크, 유통주들이 강세를 보였음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2차전지, IT 혹은 성장주들을 중심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장중에는 한은의 금통위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0.5% 이상 상승 출발할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했고 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테슬라, 반도체 등의 기업이 급등한 점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오늘 금통위 베이비스텝 유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5%대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1%포인트(p)로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상대로 이날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이뤄지면, 4·5·7·8·10월에 이은 사상 첫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다. 전문가들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무게를 두는 것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뚜렷하게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75%포인트로 좁혀진다. 하지만 다음 달 연준이 최소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만 밟아도 격차는 1.25%포인트로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 Fed, 11월 FOMC서 '피봇' 가능성 시사

미국 중앙은행(Fed)이 향후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23일(현지시간)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은 "과반을 상당히 넘는 수의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12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FOMC 위원들은 그동안 집행한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의 누적된 효과가 경제와 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기 위해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전망치가 4.6%였다는 점에서 오는 12월 점도표에서는 내년 예상 금리가 5%에 육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속도조절 확인한 美 증시 상승

미국 증시는 다음날 예정된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확인하며 상승했다. 23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95.96포인트(0.28%) 오른 34194.06으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68포인트(0.59%) 상승한 4027.26으로, 나스닥지수는 110.91포인트(0.99%) 오른 11285.32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음날은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로 금융시장이 모두 휴장한다. 그다음 날인 25일에는 주식시장이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하고, 채권시장은 오후 2시에 조기 폐장한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3.7% 아래로 떨어졌다. 2년물 국채금리는 4.47%를 기록해 둘 간의 금리 스프레드는 한때 79bp까지 확대됐다.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한편 뉴욕유가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이르면 이날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설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락했다.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01달러(3.72%) 하락한 배럴당 77.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 6거래일 중 5거래일간 하락했으며, 이날 종가는 9월 26일 이후 최저치다.

■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에 한달여간 119조원 인출

최근 위기설에 휩싸인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고객들이 무더기로 예금을 인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지난 9월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43일간 모두 883억 달러(약 119조4000억 원)의 고객 예금이 크레디트스위스에서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크레디트스위스 전체 수신액 1조4700억 달러(약 1987조4000억 원)의 6%에 해당하는 액수다. WSJ은 특히 크레디트스위스의 핵심 사업 영역인 '슈퍼리치'의 자산운용 분야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단기간에 거액의 예금이 빠져나감에 따라 크레디트스위스의 일부 지점은 해당 국가의 감독기관이 규정한 유동성 조건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디트스위스 고객들의 불안감이 확산한 것은 지난해 시작된 위기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신주발행으로 40억 달러(약 5조4000억 원)를 증자해 구조조정 등 위기 탈출에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산 매각 등 크레디트스위스의 자구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40억 달러의 자본 확충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