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와중에도 기준금리가 급상승한 미국, 겨울 에너지난이 우려됐던 유럽의 경제가 선방하고 있어서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 내년 중 글로벌 경제가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기준금리에도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11월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각각 46.3, 47.8로 모두 50을 밑돌았다. PMI는 기업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이 조사에서 재료비와 운송비용이 떨어져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됐다고도 응답했다. 탄탄한 고용시장과 견조한 소비도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미국 실업률은 3.7%로 역대 최저치(3.5%)와 큰 차이가 없다.

유럽은 따뜻한 겨울 날씨 덕에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의 타격이 아직 크지 않다. 애덤 포즌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미국과 유럽은 상대적으로 짧고 완만한 경기침체를 겪은 후 내년 4분기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돼 경제가 반등하면 세계 경제도 힘을 얻을 것이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약 2%로 코로나19 이전 10년간 평균(3.3%)보다는 낮지만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최근 악화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알바로 페레이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황이 잘못될 위험이 몇 달 전보다 더 커졌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