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은행들, 부동산업계에 최소 50조원 지원 방침
중국 대형 국영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업계를 위해 최소 2천700억위안(약 50조2천억원)의 신규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중국은행·교통은행은 전날 성명을 통해 개발업체들에 각각 1천억위안(약 18조5천억원), 1천200억위안(약 22조3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중국우정저축은행이 500억위안(약 9조3천억원) 규모 지원 합의안을 내놨고, 공상은행은 이번 주 중 지원안 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관련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농업은행과 중국건설은행 등 아직 지원안을 공개하지 않은 곳들도 있지만, 중국건설은행의 경우 9월 300억위안(약 5조5천억원) 규모 기금을 이용해 개발업체들로부터 부동산을 매입하기로 한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은행들은 올해 안에 부동산 업계에 최소 1조위안(약 185조8천억원) 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당국이 11일 대출 상환기간 연장 등을 포함한 16개 구제조치를 발표하고, 인민은행 등이 21일 국유·상업은행과 회의를 열고 부동산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주문한 데 이어 나오고 있다.

당시 회의에서 인민은행은 내년 3월 말까지 상업은행에 부동산 업계를 위한 재대출용 자금 2천억위안(약 37조 원)을 무이자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가 최근 "적시에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정책 수단으로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여유 있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중앙은행이 추가로 돈 풀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의 지원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중국 부동산 관련주는 상승 랠리를 펼쳤다.

최근 자금난을 겪어온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쉬후이(旭輝·CIFI), 롱후(龍湖·Longfor) 등의 주가가 이날 장중 10% 넘게 상승했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개발업체 지수는 장중 5% 정도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정책의 핵심은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개발업체들과 다른 업체 사이에 방화벽을 세우는 것"이라면서 "(이미 디폴트에 빠진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이들의 회사채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