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업황이 악화하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칼바람 부는 여의도 증권가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상황을 고려해 심사 후 최종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업을 제외한 경영 관련 직무에서는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조직 정비 후 경영에 필요한 임원을 재신임할 예정이다.

다올투자증권이 감원에 나선 이유는 주력 사업인 부동산과 채권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불확실한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도 법인영업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고 관련 사업을 접기로 했다. 해당 부서 소속 임직원 30여 명 가운데 일부는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의 감원을 검토 중이다.

연말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는 계약직이 많은데, 연말에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IB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계약직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규모가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높은 증권사는 부국증권(68%) 메리츠증권(63%) 다올투자증권(62%) 한양증권(53%) 이베스트투자증권(46%) 등이다. 이들 증권사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법으로 인력을 감축할 수 있다.

대형사 가운데 계약직 비중이 가장 높은 메리츠증권은 계약직 수가 980명(2분기 말 기준)에 달한다. 지점에는 6개월 계약직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도 기간제 근로자가 1018명(35%)으로 많은 편이다.

프런트(영업) 부서뿐 아니라 백오피스와 리서치센터도 감축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여파가 리서치센터까지 올 수 있어 다음달 재계약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