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전기·가스 공급) 및 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 주가가 선방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 증시 변동성이 높은 데다 내년 경기침체 우려마저 커지고 있기 때문에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연말에도 '출렁 증시'…경기방어株 담을 때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0거래일 동안 ‘KRX 유틸리티’ 지수는 7.11% 상승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1.63%)을 크게 웃돌았다. 이외 경기방어주 섹터로 분류되는 KRX 필수소비재(3.90%), KRX 은행(5.29%), KRX 보험(5.68%) 지수도 모두 시장수익률을 넘겼다.

유가 상승세에 기댄 도시가스업체들의 호실적이 유틸리티주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삼천리 서울가스 경동도시가스 대성에너지 예스코 인천도시가스 지에스이 등 상장 도시가스업체 7개사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합산액은 157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908억원)보다 73.6% 상승했다. 도시가스업체들은 지역 독점사업자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점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가스업체들은 연일 신고가를 쓰고 있다. 서울도시가스와 삼천리는 이날 52주 신고가를 나란히 경신했다. 삼천리 주가는 올 들어 298.9% 뛰며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유진투자증권(11만원), 하나증권(16만원) 등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도 훌쩍 넘어섰다.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도 같은 기간 각각 143.8%, 139.15% 올랐다.

필수소비재 관련 종목도 주가를 방어해내고 있다. 내년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와 안정적인 매출 구조가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의 ‘톱픽’으로 떠오른 KT&G가 대표적이다. KT&G는 연초 이후 20.5% 오르며 전반적인 하락장 속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과 롯데칠성도 최근 1개월간 8.03%, 7.01% 상승했다. 최근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도 필수소비재는 사들이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 동안 오리온과 롯데칠성, BGF리테일을 각각 235억원, 205억원, 1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은행주도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시장수익률을 넘는 수익률을 낼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차이나 런’으로 반사이익을 봤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경기방어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때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며 “방어주와 이익 추정치 하향 폭이 더딘 업종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는 국면에선 철저히 방어적인 투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