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 매장이 진열된 팜유.  /사진=REUTERS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 매장이 진열된 팜유. /사진=REUTERS
말레이시아 팜유 선물 가격이 24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신임 총리로 지명되면서 링깃화 가치가 급등한 데다 지난 3거래일 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수요가 일었기 때문이다.

이날 말레이시아 선물거래소에서 팜유 선물(내년 2월물)은 전 장보다 1.4% 떨어진 톤(t)당 4046링깃(약 120만원)에서 손바뀜했다. 팜유 선물은 전날까지 3거래일 동안 6.7% 상승했다가 이날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말레이시아 팜유 선물 가격 동향. 자료=인베스팅닷컴
말레이시아 팜유 선물 가격 동향. 자료=인베스팅닷컴
이날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는 1.8% 상승했다. 링깃화 가치는 이날 2016년 3월 이후 6년 만에 최대폭으로 뛰었다. 말레이시아 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인 4%를 기록했다. 안와르 전 부총리가 신임 총리를 맡게 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링깃화 가치 상승이 이날 팜유 선물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말레이시아 팜유 선물은 링깃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링깃화 가치가 오르면 실질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말레이시아 선물 시장에서는 링깃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압둘라 말레이시아 국왕은 차기 정부를 이끌 신임 총리로 안와르 전 부총리를 지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5시에 왕궁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총리 업무를 시작했다. 시장은 지난 19일 실시된 말레이시아 제15대 총선 이후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총선에서 안와르의 희망연대(PH)는 83석으로 다수당이 됐으나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말레이시아 선거 사상 제1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현 총리가 이끌어 30석을 얻은 국민전선(BN)이 PH 지지를 시사해 가까스로 과반을 확보했다. 총리 임명 권한을 가진 국왕이 나서 각 정당 지도자들과 의원들을 만나는 등 중재에 나선 끝에 간신히 정부가 구성됐다.

안와르는 말레이시아 개혁 세력을 대표하는 야권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1991년 재무부 장관, 1993년 부총리를 맡으며 성공적인 정치 경력을 쌓아왔으나 마하티르 모하맛 당시 총리와 갈등을 빚었고 동성애 혐의로 수감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콩기름 선물은 1.7% 상승 마감했다. 팜유 가격은 콩기름 등 다른 식물성기름 가격 동향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