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앙두엉 병원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와 인사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앙두엉 병원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와 인사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해외 순방 중 김건희 여사의 취약층 아동과 사진 촬영을 두고 야권에서 '빈곤 포르노' 등의 비판을 제기한 가운데,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우리는 김 여사의 친절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찌릉 보톰랑세이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지난 20일 코리아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 이슈화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찌릉 대사는 "김 여사가 이번 방문에서 정말 캄보디아를 보고 문화를 배우고 싶어 했던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어린이 병원 방문은 김 여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미 있는 일이었던 것 같고, 우리는 몸이 불편한 아이들에 대한 그녀의 지원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찌릉 대사는 김 여사가 당시 각국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청소년의 집을 전격 방문해 논란이 일었던 데 대해선 "캄보디아 문화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게 의무는 아니다"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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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소년의 집을 찾아 위로했다. 김 여사는 전날 헤브론의료원 방문 때 만나려 했던 이 소년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자택을 방문했다. 캄보디아 측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을 위해 마련한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 방문 프로그램 대신 김 여사는 이 소년의 집을 전격 방문한 것이다.

당시 김 여사는 소년에게 "건강해져서 한국에서 만나자"라며 격려했고, 소년의 가족에겐 "반드시 희망은 있다.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야 한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김 여사의 행보는 국내에선 또 정쟁 소재가 됐다. '대통령 배우자가 공식 일정을 거부하는 건 외교 결례'라는 취지의 지적이 나오면서다. 또 야권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사진 구도, 옷차림 등이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을 따라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어를 밝히진 않았지만, 페이스북에 "따라 하고 싶으면 옷차림이나 포즈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과 희생을 따라 하라"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장식품처럼 활용하는 사악함부터 버리길 바란다"고 했다. 김진애 전 의원도 "대통령 배우자가 공식 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하냐. 무슨 사진을 이렇게 많이 뿌리냐.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라고 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심장질환 소년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연출됐다는 의혹 제기, '빈곤 포르노' 발언 등으로 대통령실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최근 잇따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김 여사의 사진을 자연스러운 봉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해서 사실상 현장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한다"고 주장해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