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서며 이틀 연속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며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이 갈 거란 분석이 나온다.

2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 수는 3만 1987명(무증상→유증상 재분류 708명 제외)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상하이 봉쇄 조치가 시행된 지난 4월 13일 역대 최고치였던 2만 8973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1000명씩 증가하던 확산세도 가팔라졌다. 23일(2만 9754명)보다 하루 새 신규 확진자 수가 2233명 더 늘었다. 24일 광둥성에서 7979명이 확진되며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충칭(6378명), 허베이성(3374명), 베이징(1854명), 쓰촨성(1295명), 신장(977명), 산시성(932명), 간쑤성(870명) 순으로 감염이 확인됐다. 허베이성이 전날보다 2432명 급증했고, 수도 베이징과 쓰촨성도 각 232명, 21명씩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지방정부는 감염자 발생 지역 봉쇄, 외부인 유입규제 등 방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공공기관 및 산업체는 예정된 행사를 속속 취소했다. 선양에선 최근 대형 쇼핑몰이 예고 없이 문을 닫아 이용객들이 몇 시간 동안 감금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고강도 방역 조치의 효과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베이징 신규 확진자 가운데 400여명이 봉쇄구역 바깥에서 나왔다. 코로나19가 봉쇄를 뚫고 지역사회로 전파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날 도심지역 봉쇄에 들어간 랴오닝성 선양(187명)도 전날보다 90% 급증했다. 성도(省都) 선양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랴오닝성의 신규 확진자 수도 21일 102명에서 24일 418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 전역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자 세계 공급망에 혼선이 빚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광저우부터 톈진에 이르기까지 주요 항구에서 물류 지연이 발생하면 글로벌 공급망 경색이 나타날 거란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 항만 하역장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통관절차를 수시로 중단해 공급망 파동이 일어난 바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세계 경제에 부담을 안길 거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이 침체하는 동안 중국이 세계 경제를 성장시킬 거란 기대감마저 고강도 방역 정책 탓에 사라지고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스탠다드차티드의 당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서 중국이 이를 만회해 줄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y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