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도, 네옴시티에서도…스마트팜이 필요한 이유 [긱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막 위의 초대형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66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입니다. 우리 정부는 네옴시티 수주를 위해 민간기업 22개 사로 구성된 국내 ‘원팀 코리아’를 구성했습니다. 여기엔 내로라하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스마트팜은 빠르게 우리 곁에 다가올 친환경 기술입니다. 화성에 어떤 작물을 키울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시기도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김태호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팀장이 긱스(Geeks)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팜 기술 트렌드 현황을 소개합니다.
인류 최초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야생 밀이 있었습니다. 수렵채집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당시 사람들에게 야생 밀은 새로운 먹거리였습니다. 그리고 잘 자랐습니다. 더 많은 밀을 얻기 위해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밀의 씨앗을 땅에 뿌렸고, 그때부터 인류의 역사는 송두리째 바뀝니다. 인류는 오랜 수렵채집 생활을 접고 밀을 키우기 위해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하죠. 사람들이 몰려들고, 사회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국가가 탄생했습니다.
밀 농사를 시작한 지 약 1만 년이 흘렀습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마션’에서는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2017년 영화인 ‘패신저스’에서는 우주선에서 자판기를 통해 신선한 음식을 판매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두 영화 모두 공상과학 영화이지만, 이런 장면은 지금 기술로 구현이 가능한 현실 가능한 미래입니다. 바로 ‘스마트팜’ 기술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스마트팜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작물과 가축을 원격으로 키워낼 수 있는 농장을 말합니다. 스마트팜 기술은 6차 산업의 대표적 기술입니다. 6차 산업은 농업 융복합산업을 말합니다. 1차 산업(농림수산업), 2차 산업(제조업), 3차 산업(서비스업)을 모두 융합한(1x2x3=6) 형태라 해서 6차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영화 ‘패신저스’의 자판기가 그렇습니다. 원물인 농산물 및 축산물을 길러내는 것은 1차 산업입니다. 길러낸 채소를 가공해 우리가 먹는 형태로 가공하는 것은 2차 산업이 되죠. 자판기에서 소비자는 직접 음식을 구매합니다. 이 부분은 서비스업인 3차 산업에 해당합니다. 패신저스에서 우주선은 수백 년을 우주를 항해합니다. 음식을 판매하는 자판기는 스마트팜 기술이 접목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판기를 구현하는 전체 시스템이 6차 산업인 셈입니다.
현재 채소를 얻기 위해서는 비옥한 땅이 필요하고, 알맞은 기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또 사람은 꾸준히 이들을 관리해야만 합니다. 엄청난 노동력이 소모되죠. 스마트팜은 이런 조건들을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된 제조 기술과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에 의존합니다. 농업에는 매우 혁신적인 변화입니다. 농업 생산량을 비옥하게 증대시킬 수 있고, 가격은 빠르게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작물 재배의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큰 장점입니다. 사막이나 우주에서도 푸른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스마트팜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 중입니다. 스마트팜은 기술 적용 단계에 따라 총 3개의 세대로 구분됩니다. 1세대는 원격으로 시설을 제어하는 농장을 말합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닐하우스 문을 자동으로 개폐하거나, 실시간으로 농장의 온도를 확인하는 수준입니다. 그동안, 이 단순한 업무를 위해 농민들은 매일 시간에 맞춰 농장을 방문하고 관리에 노동력을 쏟아야 했습니다. 1차 스마트팜 기술로 농민들은 이런 시간과 장소의 구속에서 해방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래서 현재 이 기술을 적용하는 농장은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세대 스마트팜은 1세대에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이 활용되는 형태라 보면 됩니다. 스마트농장에서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식물의 생장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여기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동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농민의 스마트폰에는 물을 언제 줘야 하는지, 비료는 언제 뿌릴지, 최근에 해충 발생이 많으니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구체적으로 다양한 정보가 올라옵니다. 농민들은 좀 더 편하게 관리가 가능해지고, 무엇보다 농사기술이 한 층 더 올라가면서 생산량이 증가하는 효과까지 얻게 됩니다.
3세대 스마트팜에서는 농민이 필요가 없어집니다. 1만년간 농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던 인간이 농업에서 해방되는 기술이죠. 3세대에는 기본적인 2세대 스마트팜에 로봇 및 지능형 농기계가 접목됩니다. 친환경에너지를 통한 자동 에너지 공급, 제어도 가능해집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최적의 조건을 입력하면 로봇이 알아서 비료도 주고, 해충도 잡습니다. 에너지원도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하게 되니 사람의 손이 갈 일이 없어지게 됩니다.
3세대의 완벽한 스마트팜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기술이 접목돼야 합니다. 농장의 환경을 원격으로 파악하고 제어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필요하고, 장비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로봇이나 드론 기술도 활용돼야 합니다. 식물의 생장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나 통신 기술도 중요해집니다. 4차 산업혁명의 대부분의 신기술이 농업에 그대로 녹아들어 간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 우리는 2세대와 3세대 중간쯤의 스마트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기술이 빨리 개발됐고,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조금만 둘러보면 이런 스마트팜 기술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특히 이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그린랩스는 농업데이터에 특화된 스타트업입니다. 스마트팜 구축, 디지털 농업 전환 등 첨단 농장 경영에 필요한 데이터를 한곳에 모은 ‘팜모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적 투자유치액만 2,400억원에 달해 농업 분야에서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회사입니다.
축산 부분에서도 스마트팜 기업이 존재합니다. 한국축산데이터라는 스타트업은 폐쇄회로TV(CCTV)와 AI 기술을 활용해 축사의 환경 데이터와 가축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외에도 도심 곳곳에 공급이 가능한 소형 스마트팜이나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식물을 키우는 환경 정화형 스마트팜 기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사막 위의 초대형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66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입니다. 정부는 민간기업 22개 사로 구성된 국내 ‘원팀 코리아’를 구성했습니다. 원팀코리아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결성된 네옴시티 수주 지원단입니다.
여기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주로 국내 대기업들로 구성돼 있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스마트팜 분야에는 ‘엔씽’과 ‘포미트’가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엔씽’은 스마트팜 개발 스타트업입니다. 컨테이너 형태의 모듈형 스마트팜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미 중동지역에 자체 제작한 스마트팜을 수출한 이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기술뿐 아니라 자체 개발을 통한 데이터 플랫폼까지 구축한 것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포미트는 국내 발전설비시스템 기업이며 쿠웨이트 등 중동 발전시장 진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들었고 국내 스마트팜 스타트업 플랜티팜과 컨소시엄을 이뤄 쿠웨이트 ‘수경재배 수직농장 구축 사업’ 계약도 따냈습니다.
스마트팜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전체 농업 생산의 30%를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에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기술 접목이 골자죠. 이에 따라 수출실적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 만해도 국내 기업의 스마트팜 수출 실적이 없었지만, 2020년에는 620만달러(26건)의 실적을 올린 바 있습니다.
21년 기준 전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148억달러 수준입니다. 2025년에는 220억달러로 예상되면 연평균 9.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에서도 2015년 3조6051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4048억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네옴시티가 건설되는 곳은 사막입니다. 자급자족형 스마트시티를 위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배기가스 배출도 없앤다고 합니다. 사막에서 먹거리를 얻기 위해서는 ‘스마트팜’은 필수적인 요소가 됩니다. 과거였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애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먹거리 안보’에 대한 이야기도 지속해서 나옵니다. 스마트팜은 이런 추세적 흐름에 비춰볼 때 이제는 빠르게 우리 곁에 다가올 친환경 기술이라 판단됩니다. 화성에 어떤 작물을 키울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시기도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인류의 새로운 만 년을 준비하는 신(新)농업 혁명기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김태호 |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팀장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인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일어나는 혁신을 관찰하고, 이를 주도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 마중물을 공급합니다. 그래서 매일 스타트업을 만나 혁신적인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일이 즐겁습니다. 한국경제신문에서는 벤처캐피털의 투자와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사를 썼습니다. 여러 경험에서 쌓은 넓고 얕은 지식이지만 스타트업 성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은 빠르게 우리 곁에 다가올 친환경 기술입니다. 화성에 어떤 작물을 키울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시기도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김태호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팀장이 긱스(Geeks)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팜 기술 트렌드 현황을 소개합니다.
인류 최초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야생 밀이 있었습니다. 수렵채집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당시 사람들에게 야생 밀은 새로운 먹거리였습니다. 그리고 잘 자랐습니다. 더 많은 밀을 얻기 위해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밀의 씨앗을 땅에 뿌렸고, 그때부터 인류의 역사는 송두리째 바뀝니다. 인류는 오랜 수렵채집 생활을 접고 밀을 키우기 위해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하죠. 사람들이 몰려들고, 사회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국가가 탄생했습니다.
밀 농사를 시작한 지 약 1만 년이 흘렀습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마션’에서는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2017년 영화인 ‘패신저스’에서는 우주선에서 자판기를 통해 신선한 음식을 판매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두 영화 모두 공상과학 영화이지만, 이런 장면은 지금 기술로 구현이 가능한 현실 가능한 미래입니다. 바로 ‘스마트팜’ 기술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6차산업의 대표적 기술 ‘스마트팜’
스마트팜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작물과 가축을 원격으로 키워낼 수 있는 농장을 말합니다. 스마트팜 기술은 6차 산업의 대표적 기술입니다. 6차 산업은 농업 융복합산업을 말합니다. 1차 산업(농림수산업), 2차 산업(제조업), 3차 산업(서비스업)을 모두 융합한(1x2x3=6) 형태라 해서 6차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영화 ‘패신저스’의 자판기가 그렇습니다. 원물인 농산물 및 축산물을 길러내는 것은 1차 산업입니다. 길러낸 채소를 가공해 우리가 먹는 형태로 가공하는 것은 2차 산업이 되죠. 자판기에서 소비자는 직접 음식을 구매합니다. 이 부분은 서비스업인 3차 산업에 해당합니다. 패신저스에서 우주선은 수백 년을 우주를 항해합니다. 음식을 판매하는 자판기는 스마트팜 기술이 접목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판기를 구현하는 전체 시스템이 6차 산업인 셈입니다.
현재 채소를 얻기 위해서는 비옥한 땅이 필요하고, 알맞은 기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또 사람은 꾸준히 이들을 관리해야만 합니다. 엄청난 노동력이 소모되죠. 스마트팜은 이런 조건들을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된 제조 기술과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에 의존합니다. 농업에는 매우 혁신적인 변화입니다. 농업 생산량을 비옥하게 증대시킬 수 있고, 가격은 빠르게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작물 재배의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큰 장점입니다. 사막이나 우주에서도 푸른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진화 중인 스마트팜
스마트팜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 중입니다. 스마트팜은 기술 적용 단계에 따라 총 3개의 세대로 구분됩니다. 1세대는 원격으로 시설을 제어하는 농장을 말합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닐하우스 문을 자동으로 개폐하거나, 실시간으로 농장의 온도를 확인하는 수준입니다. 그동안, 이 단순한 업무를 위해 농민들은 매일 시간에 맞춰 농장을 방문하고 관리에 노동력을 쏟아야 했습니다. 1차 스마트팜 기술로 농민들은 이런 시간과 장소의 구속에서 해방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래서 현재 이 기술을 적용하는 농장은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세대 스마트팜은 1세대에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이 활용되는 형태라 보면 됩니다. 스마트농장에서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식물의 생장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여기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동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농민의 스마트폰에는 물을 언제 줘야 하는지, 비료는 언제 뿌릴지, 최근에 해충 발생이 많으니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구체적으로 다양한 정보가 올라옵니다. 농민들은 좀 더 편하게 관리가 가능해지고, 무엇보다 농사기술이 한 층 더 올라가면서 생산량이 증가하는 효과까지 얻게 됩니다.
3세대 스마트팜에서는 농민이 필요가 없어집니다. 1만년간 농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던 인간이 농업에서 해방되는 기술이죠. 3세대에는 기본적인 2세대 스마트팜에 로봇 및 지능형 농기계가 접목됩니다. 친환경에너지를 통한 자동 에너지 공급, 제어도 가능해집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최적의 조건을 입력하면 로봇이 알아서 비료도 주고, 해충도 잡습니다. 에너지원도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하게 되니 사람의 손이 갈 일이 없어지게 됩니다.
3세대의 완벽한 스마트팜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기술이 접목돼야 합니다. 농장의 환경을 원격으로 파악하고 제어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필요하고, 장비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로봇이나 드론 기술도 활용돼야 합니다. 식물의 생장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나 통신 기술도 중요해집니다. 4차 산업혁명의 대부분의 신기술이 농업에 그대로 녹아들어 간다고 보면 됩니다.
네옴시티를 지배할 한국 스마트팜
지금 우리는 2세대와 3세대 중간쯤의 스마트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기술이 빨리 개발됐고,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조금만 둘러보면 이런 스마트팜 기술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특히 이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그린랩스는 농업데이터에 특화된 스타트업입니다. 스마트팜 구축, 디지털 농업 전환 등 첨단 농장 경영에 필요한 데이터를 한곳에 모은 ‘팜모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적 투자유치액만 2,400억원에 달해 농업 분야에서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회사입니다.
축산 부분에서도 스마트팜 기업이 존재합니다. 한국축산데이터라는 스타트업은 폐쇄회로TV(CCTV)와 AI 기술을 활용해 축사의 환경 데이터와 가축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외에도 도심 곳곳에 공급이 가능한 소형 스마트팜이나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식물을 키우는 환경 정화형 스마트팜 기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사막 위의 초대형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66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입니다. 정부는 민간기업 22개 사로 구성된 국내 ‘원팀 코리아’를 구성했습니다. 원팀코리아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결성된 네옴시티 수주 지원단입니다.
여기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주로 국내 대기업들로 구성돼 있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스마트팜 분야에는 ‘엔씽’과 ‘포미트’가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엔씽’은 스마트팜 개발 스타트업입니다. 컨테이너 형태의 모듈형 스마트팜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미 중동지역에 자체 제작한 스마트팜을 수출한 이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기술뿐 아니라 자체 개발을 통한 데이터 플랫폼까지 구축한 것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포미트는 국내 발전설비시스템 기업이며 쿠웨이트 등 중동 발전시장 진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들었고 국내 스마트팜 스타트업 플랜티팜과 컨소시엄을 이뤄 쿠웨이트 ‘수경재배 수직농장 구축 사업’ 계약도 따냈습니다.
지속적인 시장성장, 정부 육성 활발
스마트팜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전체 농업 생산의 30%를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에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기술 접목이 골자죠. 이에 따라 수출실적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 만해도 국내 기업의 스마트팜 수출 실적이 없었지만, 2020년에는 620만달러(26건)의 실적을 올린 바 있습니다.
21년 기준 전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148억달러 수준입니다. 2025년에는 220억달러로 예상되면 연평균 9.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에서도 2015년 3조6051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4048억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네옴시티가 건설되는 곳은 사막입니다. 자급자족형 스마트시티를 위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배기가스 배출도 없앤다고 합니다. 사막에서 먹거리를 얻기 위해서는 ‘스마트팜’은 필수적인 요소가 됩니다. 과거였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애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먹거리 안보’에 대한 이야기도 지속해서 나옵니다. 스마트팜은 이런 추세적 흐름에 비춰볼 때 이제는 빠르게 우리 곁에 다가올 친환경 기술이라 판단됩니다. 화성에 어떤 작물을 키울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시기도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인류의 새로운 만 년을 준비하는 신(新)농업 혁명기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김태호 |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팀장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인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일어나는 혁신을 관찰하고, 이를 주도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 마중물을 공급합니다. 그래서 매일 스타트업을 만나 혁신적인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일이 즐겁습니다. 한국경제신문에서는 벤처캐피털의 투자와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사를 썼습니다. 여러 경험에서 쌓은 넓고 얕은 지식이지만 스타트업 성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