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으로 불법도박 혐의 추가 수사
'고객 명의 49억 대출' 전직 농협 직원 징역 9년
고객 명의로 거액을 대출받아 도박 등에 써버린 전직 농협 직원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사기, 사문서위조·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9년과 추징금 16억4천56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융업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명의를 도용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돈을 편취했고, 아직도 상당액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A씨는 서울 광진구의 한 농협 지점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고객 37명 명의로 약 49억원을 대출받고 이 가운데 약 28억원을 가족 계좌 등으로 빼돌렸다.

재판부는 대출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받는 방식으로 자금 은닉을 도운 지인 B씨에게도 추징금 23억8천239만원을 명령했다.

B씨는 '참가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았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등은 제3자가 범행 정황을 알면서도 범죄수익을 취득한 경우 참가인으로 재판에 출석시켜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A씨는 한 고객이 자신 명의로 4천500만원이 대출된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올해 7월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가 대출금 중 일부를 불법도박에 사용한 사실도 확인해 지난달 중순 그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추가 송치했다.

검찰은 A씨를 불법도박 혐의로도 기소할지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