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저 자리에 있거나, 제가 저 비슷한 자리에 있거나, 저 근방 1km 안에 있었으면 저는 뭐 걸겠습니다. 의원님은 뭐 거시죠? 의원님 저는 다 걸게요. 의원님 뭐 거시겠어요? 저는 법무부 장관직 포함해서 앞으로 어떤 공직이든 다 걸겠습니다. 거시는 거 좋아하시잖아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년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에 내놨던 반응입니다.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에 '직을 걸겠다'며 발끈하는 그의 모습은 정치권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황당한 감정과 함께 불쾌감까지 드러내며 '발끈'하는 모습은 오히려 그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하는 모습'으로 국민의 기억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이후 한동안 "직을 걸겠다"는 초강수가 진정성의 표현으로 정치권에서 유행까지 할 정도였습니다."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을 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8월 내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시켜 준다면 민주당이 원했던 과방위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건희 여사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결정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있다면, 장관직뿐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는 등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직을 걸겠다"는 발언은 '한동훈 팬덤'의 시작이 됐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정치인 데뷔'를 한 이후 이런 '톡' 쏘는 스타일은 더욱 돋보였습니다. 한 대표 이전까지 '의사 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사흘 앞둔 22일 “헌법에 따라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온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은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판결이 나온 직후 민주당 지도부가 “사법부는 죽었다” “윤석열 정권에 부역했다”며 맹비난한 것과 대비된다.이 대표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 과거 시국사건 판결을 거론하며 “사법부의 양심과 정의 추구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경기 성남시장 시절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이를 TV 토론에서 부인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 대표는 “무려 2년 동안 법정에 끌려다녔지만 사필귀정으로 제자리를 찾아준 것도 사법부였다”고 했다.다만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가 형의 강제 입원 절차 개시를 지시한 것은 사실로 인정됐다. 이와 관련해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강제 입원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 판결을 받은 것처럼 말했지만 이는 거짓말”이라고 했다.한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