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야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야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둘러싸고 개미들이 둘로 쪼개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한 목소리를 냈던 것과 대조됩니다.

2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내년 1월 금투세 시행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는 지난 22~24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주식시장과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시행을 늦춰야 한다’는 답변은 41%에 그쳤습니다. 17%는 응답을 유보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응답자의 47%가 금투세를 찬성했다는 것입니다.

연령 별로는 40대가 찬성 비율이 50%로 가장 높았습니다. 지역 별로는 대구·경북(54%), 직업 별로는 자영업자(51%)가 찬성 여론이 많았습니다.
사진=한국갤럽
사진=한국갤럽
여론 조사가 발표된 25일 진보 성향 커뮤니티는 들썩였습니다. 여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자 몸을 낮췄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디시인사이드 민주당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한 사용자는 “회전율 높고 수익률 낮은 사람들에게는 금투세가 유리한데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민주당 지지자는 “금투세 시행으로 주식시장 망한다는 말은 금융실명제로 주식 망한다, 주 5일제 시행으로 경제 망한다와 같은 말”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보배드림, 뽐뿌 등 다른 진보 성향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금투세 찬성 43%…흔들리는 '반공매도 연대'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반면 주식투자 단체에서는 강행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들끓었습니다.

25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실 주최로 열린 ‘금투세 유예촉구 긴급토론회’에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민주당의 오판으로 주식시장이 붕괴해 투자자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대규모 재산손실 사태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주식시장에서 고래가 빠져나가면 개미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애초에 기대했던 세수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개인투자자는 “낮은 주주환원율, 대주주 횡포 등 한국 주식시장의 문제점을 해소하지 않은 채 세금만 매기면 투자자들이 해외로 떠나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증권거래세를 0.15%로 추가 인하하고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상향을 철회하면 제도 시행을 2년 유예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금투세 시행은 2년 미루되 증권거래세는 0.20%로 낮추고 대주주 기준은 100억원으로 올리는 기존 안을 고수하겠다며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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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