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지휘자' 틸레만, 그의 손짓에 흩어진 소리가 하나됐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리허설 - '452년 명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첫 내한 공연
'바렌보임의 지휘봉' 건네 받아
리허설 곡은 브람스 교향곡 4번
온몸 흔들며 지휘…귀까지 빨개져
그의 지휘에 소리 완전히 달라져
28·30일 이틀간 서울서 공연
'바렌보임의 지휘봉' 건네 받아
리허설 곡은 브람스 교향곡 4번
온몸 흔들며 지휘…귀까지 빨개져
그의 지휘에 소리 완전히 달라져
28·30일 이틀간 서울서 공연

27일 경기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반소매 티셔츠를 입은 지휘자는 연신 손과 입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음정이나 박자가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과장된 손짓과 함께 타박이 나왔다.
당초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첫 내한 공연 지휘자는 30년간 악단을 이끈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80)이었다. 하지만 그가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면서 틸레만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틸레만도 최근 어깨 문제로 해외 연주를 취소한 탓에 ‘한국 공연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한국행(行) 비행기에 올랐다.
이날 리허설에서 본 틸레만의 건강 상태는 괜찮아 보였다. 공연을 한 달 앞두고 지휘자가 교체된 걸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단원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틸레만의 몸짓과 손짓에 따라 오케스트라는 하나의 응축된 소리를 만들어냈다. 틸레만이 양팔을 넓게 펼치면 소리가 홀 전체를 감싸듯 커졌고, 지휘자가 몸을 구기면 모든 악기가 숨을 죽였다. 지난달 바렌보임을 대신해 독일 현지에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무대에 오른 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악단의 종신 악장으로 활동 중인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30)은 “브람스 작품에 어울리는 소리와 선율을 구현하기 위해 틸레만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며 “앞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춰 본 만큼 단원 모두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틸레만은 연주를 앞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전형적인 사운드는 브람스 교향곡에 아주 잘 어울린다. 매우 어두운 음색을 지녔지만 무겁거나 과한 소리는 아니다”며 “아주 좋은 호흡의 연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