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혁신 시즌2'는 로봇…현금 수조원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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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야심작 '대구 FC'
3200억 투자, 축구장 46개 넓이
AI 물류로봇 수백대 투입 자동화
포장~배송차량까지 10분내 OK
"강력한 성장 위한 현금 두둑"
압도적 투자로 '쿠팡월드' 가속
3200억 투자, 축구장 46개 넓이
AI 물류로봇 수백대 투입 자동화
포장~배송차량까지 10분내 OK
"강력한 성장 위한 현금 두둑"
압도적 투자로 '쿠팡월드' 가속
지난 3월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센터(FC)는 쿠팡의 ‘비밀 기지’로 불린다.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할 정도로 경비가 삼엄하다. 총 3200억원을 투자했다.
축구장 46개 넓이만 한지게차는 비전나비로보텍스코리아가 국내 최대 규모의 대구FC는 쿠팡의 다음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쿠팡은 전국을 실핏줄처럼 잇는 371만㎡ 규모(9월 말 기준)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내부는 거대한 도서관을 연상시킨다. 일반 남성 키만 한 선반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고객의 주문이 작업자의 PDA(개인정보단말기) 화면에 뜨면 ‘AGV 로봇’이라 불리는 운반 로봇이 작업자 앞까지 선반을 가져온다.
작업자는 ‘블루 라이트’가 표시하는 물건을 집어 자동포장 설비에 갖다 놓기만 하면 된다. 포장된 상품은 축구장만 한 공간을 빠르게 오가는 수백 대의 분류 로봇들 덕분에 어느 지역으로 배송될지 삽시간에 분류된다. 주문자 주소와 가장 가까운 물류시설로 이동하기 위해 물품이 배송 차량에 실리는 데까지 채 10분이 안 걸린다.
쿠팡은 대구FC의 자동화를 위해 무인 지게차를 비롯해 사람처럼 눈과 지능을 갖춘 ‘비정형 3차원 로봇’까지 투입했다. 지게차는 비전나비로보텍스코리아가 3차원 로봇은 씨메스라는 국내 로봇 기업이 제작한 제품이다.
이 로봇은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박스들을 인식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3차원 고해상 카메라와 스캐너 등을 장착한 거대한 인공 팔 로봇은 정해지지 않은 작업경로를 작업자의 지시 없이 스스로 인식한다. 쿠팡 관계자는 “김범석 쿠팡Inc 대표(사진)가 올 3분기 실적 발표 때 밝혔듯 현재 증설 중인 신선물류센터를 포함해 전국 물류시설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e커머스와 물류업계에선 쿠팡이 추가 투자에 나설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앞으로도 프로세스 최적화와 머신러닝·로보틱스를 포함한 자동화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초 "기술과 자동화, 공급망 최적화 등에 대한 투자의 결실로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로켓배송 등)에서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대비 7.2% 늘어났다"며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투자 원칙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3자 물류, 핀테크 등 수익성 높은 사업들이 쿠팡의 흑자 기조를 지탱하는 한 앞으로도 경쟁자를 압도할 투자를 단행할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로봇 물류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 굴지의 e커머스 기업들이 격전을 예고한 영역이다. 아마존은 미국 보스턴 외곽에 있는 혁신 연구소 및 로봇 제조 시설에서 최첨단 물류 로봇, 드론 배송, 전기 배송 차량 등에 관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스패로’라는 물류 로봇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규진 서울대 인간중심 소프트 로봇 기술 연구센터장(기계공학부 교수)은 “인터넷을 통한 소프트웨어 혁명이 인류의 기술 진보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로봇을 통한 하드웨어 혁명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류 로봇이 하드웨어 혁명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로봇 제조사들이 물류 로봇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e커머스에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나아갔듯이 쿠팡은 로봇을 포함한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핵심 경쟁력으로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축구장 46개 넓이만 한지게차는 비전나비로보텍스코리아가 국내 최대 규모의 대구FC는 쿠팡의 다음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쿠팡은 전국을 실핏줄처럼 잇는 371만㎡ 규모(9월 말 기준)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눈과 지능 갖춘 ‘가제트 로봇’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앞으로 로봇 등 물류 자동화에 수조원을 쏟아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 쿠팡의 대구FC는 인공지능(AI)으로 중무장한 물류 로봇과 인간 노동의 최적 결합에 관한 ‘거대한 실험실’로 통한다. 이 센터는 내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내부는 거대한 도서관을 연상시킨다. 일반 남성 키만 한 선반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고객의 주문이 작업자의 PDA(개인정보단말기) 화면에 뜨면 ‘AGV 로봇’이라 불리는 운반 로봇이 작업자 앞까지 선반을 가져온다.
작업자는 ‘블루 라이트’가 표시하는 물건을 집어 자동포장 설비에 갖다 놓기만 하면 된다. 포장된 상품은 축구장만 한 공간을 빠르게 오가는 수백 대의 분류 로봇들 덕분에 어느 지역으로 배송될지 삽시간에 분류된다. 주문자 주소와 가장 가까운 물류시설로 이동하기 위해 물품이 배송 차량에 실리는 데까지 채 10분이 안 걸린다.
쿠팡은 대구FC의 자동화를 위해 무인 지게차를 비롯해 사람처럼 눈과 지능을 갖춘 ‘비정형 3차원 로봇’까지 투입했다. 지게차는 비전나비로보텍스코리아가 3차원 로봇은 씨메스라는 국내 로봇 기업이 제작한 제품이다.
이 로봇은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박스들을 인식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3차원 고해상 카메라와 스캐너 등을 장착한 거대한 인공 팔 로봇은 정해지지 않은 작업경로를 작업자의 지시 없이 스스로 인식한다. 쿠팡 관계자는 “김범석 쿠팡Inc 대표(사진)가 올 3분기 실적 발표 때 밝혔듯 현재 증설 중인 신선물류센터를 포함해 전국 물류시설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자동화 물류 솔루션이 다음 승부처
쿠팡은 경쟁자를 압도하는 대규모 투자와 강력한 서비스로 소비자를 ‘쿠팡 월드’에 묶어두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올 3분기 10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적자 쿠팡’이란 오명도 벗었다.e커머스와 물류업계에선 쿠팡이 추가 투자에 나설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앞으로도 프로세스 최적화와 머신러닝·로보틱스를 포함한 자동화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초 "기술과 자동화, 공급망 최적화 등에 대한 투자의 결실로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로켓배송 등)에서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대비 7.2% 늘어났다"며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투자 원칙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3자 물류, 핀테크 등 수익성 높은 사업들이 쿠팡의 흑자 기조를 지탱하는 한 앞으로도 경쟁자를 압도할 투자를 단행할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로봇 물류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 굴지의 e커머스 기업들이 격전을 예고한 영역이다. 아마존은 미국 보스턴 외곽에 있는 혁신 연구소 및 로봇 제조 시설에서 최첨단 물류 로봇, 드론 배송, 전기 배송 차량 등에 관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스패로’라는 물류 로봇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규진 서울대 인간중심 소프트 로봇 기술 연구센터장(기계공학부 교수)은 “인터넷을 통한 소프트웨어 혁명이 인류의 기술 진보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로봇을 통한 하드웨어 혁명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류 로봇이 하드웨어 혁명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로봇 제조사들이 물류 로봇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e커머스에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나아갔듯이 쿠팡은 로봇을 포함한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핵심 경쟁력으로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