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골드만삭스가 내년 미국 주식 수익률이 제자리걸음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와 같은 고통은 줄어들겠지만 수익률 역시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골그만삭스 수석 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2023년 전망에서 "실적 성장이 없다면 주식 시장에서의 수익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골드만 삭스 리서치에 따르면 S&P 500지수는 올해 약 17% 하락한 후 내년에는 수익률이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가 향후 3개월 내에 약 9% 하락한 후 5월부터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난 후 반등할 것"이라며 "S&P 500 기업의 실적은 명목 GDP 성장률에 따라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주당 순이익(EPS)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헬스케어, 필수 소비재, 에너지 분야의 회사들처럼 금리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주식들을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의료 장비, 반도체, 소비자 서비스와 같이 인플레이션이 높고 하락할 때 과거 주가 성과가 좋았던 산업이 마진 회복력을 가진 기업들처럼 2023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수익성이 낮은 기업과 마진이 취약한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전망도 바꼈다. 골드만삭스는 "IT 회사의 매출은 지난 10년 동안 전체 지수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추가적인 매출 증가(또는 프리미엄 판매 증가)는 크게 좁혀졌고 향후 2024년까지 동사의 전략가들은 빅테크의 매출이 지수 전체의 7%대비 연평균 9%의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만큼 빅테크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줄었들 것이란 관측이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이 감소하고 실업률이 소폭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간신히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준의 정책이 주식 시장의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며 "노동 시장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은 금융 상황이 완화되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준은 추세 미만의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 상황을 충분히 긴축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 정책은 제한된 밸류에이션 확장과 금융 상황의 핵심 요소인 주식에 대한 제한된 상승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만약 예측을 벗어나 경기침체가 온다면 S&P500 지수가 약 20%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과거 12번의 경기 침체 동안 S&P 500지수는 평균적으로 고점에서 30% 하락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가가 취약한 이유에 대해 골드만삭스 측은 "투자자들이 연착륙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주식의 최대 보유자인 개인들의 경우 여전히 주식에 배분된 돈이 많아 또 다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데 개인 투자자들이 내년에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주식 보유량을 줄일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개인들이 일부 투자를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채권으로 전환함에 따라 주식형 펀드에서 1000억 달러를 인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의 자사주 매수도 주당 순이익이 정체되면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