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민생과 국가 경제에 초래될 심각한 위기를 막기 위해 시멘트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그간 숱한 화물연대의 불법 집단행동에도 발동하지 않았던 업무개시명령 권한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 18년 만에 처음 행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제 임기 중에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히 세울 것”이라며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업무개시명령은 운송 거부자에게 송달돼야 법적 효력이 생긴다. 국토교통부는 2500여 명의 운송사업자 위치를 파악한 뒤, 최대 이틀 안에 우편송달이나 가족·회사 동료 등 제3자 송달을 마치겠다고 했다. 명령을 받은 사람이 다음날 자정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자격이 정지 또는 취소되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화물연대는 강력 반발했다. 전국 16개 지역본부 파업 거점에서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그제 국제노동기구(ILO)에 긴급 개입을 요청한 데 이어, 명령 무효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화물차운수법의 업무명령은 2003년 화물연대의 연이은 운송거부로 막대한 산업 피해가 발생하면서 정부 대응책으로 제정됐다. 친노동 성향을 지녔던 노무현 정부 때 마련된 것을 떠올려보면 예나 지금이나 산업에 끼치는 화물연대의 해악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정부는 5개월 전 운송거부 때처럼 느슨한 대처로 문제를 키워선 안 될 것이다. 월 순수입이 500만원을 넘는 자동차·곡물 운반 차주에게도 안전운임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이미 도를 넘었다. 민주노총의 세력 기반을 넓히려는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 국민의 71%가 이런 화물연대의 요구에 반대한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상시의 10%대로 내려앉는 등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엄정한 법 집행이 긴요한 시점이다. 불법행위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일 때다. 필요하다면 유조차, 철강 운송에도 업무명령을 내릴지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