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29일 오후 4시25분

우량 회사채 시장 살아나나…하이투자증권 1800억 '완판'
우량 신용도를 갖춘 기업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AA급 이상 신용등급을 확보한 기업들이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등 자금조달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다만 채권시장 마비를 촉발한 단기자금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총 18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1년 만기 회사채 1300억원, 2년 만기 회사채 200억원, 3년 만기 회사채 300억원으로 구성했다. 수요예측 결과 1년 만기 회사채에 3540억원, 2년 만기 회사채에 710억원, 3년 만기 회사채에 116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할 전망이다.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의 도움으로 신용도를 높인 게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A+(긍정적)’ 수준이다. 하지만 DGB금융지주의 지급보증으로 신용등급을 ‘AAA’로 끌어올렸다.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이 열린 것은 지난달 28일 교보증권(AA-급) 이후 처음이다. 그간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마비되면서 회사채 발행 물량은 씨가 말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회사채 금리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우량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다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 안정화 정책이 본격 가동된 데다 금리 인상 기조가 다소 누그러졌다는 판단에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지난달 21일 연 5.736%에서 이날 연 5.468%로 낮아졌다.

SK그룹 지주사인 SK(AA+급)는 30일 총 23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권 시장 ‘큰손’인 SK텔레콤(AAA급)은 다음달 2000억~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