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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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연 5% 이상 금리를 제공하던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잇달아 연 4%대로 내려가고 있다.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당부 탓에 은행권에서 연 5%대 정기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4.98% 금리를 적용한다. 이 상품 금리는 지난 13일 연 5.18%까지 치솟으며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 중 가장 먼저 ‘연 5%’를 넘어섰다. 하지만 14일 연 4.98%로 하락한 뒤 다시 연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 정기예금 상품인 ‘KB 스타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금리는 최고 연 4.7%로 떨어졌다. 14일 처음 연 5%를 넘어섰지만 2주도 안 돼 금리가 0.3%포인트가량 내려갔다. 신한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인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17일 연 4.9%에서 연 4.95%로 0.0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중 금리가 연 5%를 웃도는 상품은 농협은행 ‘NH올원e예금’(연 5.1%)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연 5.0%)이다. NH올원e예금은 14일 기본금리가 연 5.1%였다. 현재 기본금리는 연 4.8%로 하락했고, 0.3%포인트의 특별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5.1%를 적용하고 있다.

은행들이 수신 금리 인상을 머뭇거리는 것은 금융당국의 ‘관치’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은행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고 있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업권 간, 업권 내 과당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 고객들이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예금보다 대출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불만은 더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