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들, 도하 외곽 사막에서 낙타 체험 하기도
평소 50명 태웠던 낙타들…하루 1000명으로 폭증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월드컵이 진행 중인 카타르에서 낙타들이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를 찾은 축구 팬들이 경기 스케줄이 없을 땐 도하 외곽의 사막에서 진행되는 낙타 체험으로 몰리고 있어서다. 실제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낙타를 타고 찍은 ‘인증샷’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월드컵 이전 낙타 체험 관광객은 하루 평균 평일 20명, 주말 50명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전 500명, 오후 500명 등 하루에 1000명가량이 낙타를 타러 온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낙타를 몰았고 15년 전에 카타르에 왔다는 수단 출신 베두인(아랍계 유목민) 알리 자베르 알 알리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서도 “신에게 감사하지만,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알 알리는 “관광 가이드들은 일을 빠르게 진행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우리를 압박한다”고 했다. 알 알리가 일하는 회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낙타를 15마리에서 60마리로 늘렸다.
이런 때아닌 ‘특수’ 속에 혹사당하는 것은 낙타들이다. 월드컵 이전에는 낙타들이 보통 관광객을 5번 태운 뒤 휴식을 취했지만, 지금은 15번에서 20번, 많게는 40번까지 쉬지 않고 관광객을 태워야만 수요를 충족시킨다. 게다가 일부 관광객들은 낙타와 함께 일출 사진을 찍고 싶어 해 낙타들의 업무가 새벽부터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낙타들이 몸을 일으키기를 거부하거나, 일어난 뒤에 다시 주저앉는 등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모습을 본 호주 출신의 여성 관광객이 “낙타들이 학대당하는 것 같다”며 소리를 지르는 소동도 발생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