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용어 '가스라이팅'이 2022년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다.  /일러스트: 메리엄웹스터
심리학 용어 '가스라이팅'이 2022년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다. /일러스트: 메리엄웹스터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미국의 유명 사전출판사 미리엄웹스터가 꼽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미리엄웹스터는 28일(현지시간) 올해 가스라이팅의 검색 건수가 폭증해 올해의 단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스라이팅은 1938년 영국 극작가 패트릭 해밀턴의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다. 연극에서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남편은 집안 가스등을 일부러 침침하게 켜놓고 아내가 "어둡다"고 하면 "엉뚱한 소리 말라"며 정신병자로 몰아세운다. 아내가 자존감을 잃고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어 통제한다.

통상 연인이나 가족 등 친밀한 관계에서 심리를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가스라이팅이 요즘은 정치인이나 유명인 등이 이익을 보기 위해 타인을 속이고 선동하는 행위로 의미가 확대됐다.

미리엄웹스터의 피터 소콜로스키 에디터는 "가스라이팅이 거짓말을 멋지게 표현하는 단어가 됐다. 기존 의미에서 미묘하게 바뀌었지만 언어는 원래 그런 것이다. 대중이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면 새 생명력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여성과 소수 인종의 질병 증상을 무시하는 '메디컬 가스라이팅'을 지적한 뉴욕타임스 기사,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지 않고 "당신이 기분 나빴다면 유감"이란 식으로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를 '가스라이팅'으로 분류한 심리학 학술지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가스라이팅 이외에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등이 올해 검색량 상위를 차지했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팬데믹’과 ‘백신’이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