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럼파마슈티컬스가 내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브말리’의 적응증을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PFIC) 가려움증 치료제로 확대하는 신약 보충허가신청서(sNDA)를 제출한다. 리브말리는 미럼이 개발한 먹는(경구용) 간질환 치료제다. 해당 적응증에 대한 리브말리 국내 판권은 GC녹십자가 보유하고 있다.

미럼은 29일(현지시간) 회사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개발 진전(업데이트) 소식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리브말리는 지난해 9월 알라질증후군(ALGS) 가려움증 치료제로 먼저 FDA의 허가를 받았다. 현재는 PFIC와 담도폐쇄증(BA)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7월 미럼과 계약을 맺고 이들 세 가지 적응증 모두에 대한 국내 개발 및 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

PFIC는 간내 담즙 이동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담즙이 축적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유아기에 발병하며 환자는 심한 가려움증과 황달, 간 기능 장애 등을 겪게 된다. 미국과 유럽의 출생인구 5만~10만명당 1명에게서 발병하는 것으로 미럼은 추산하고 있다.

담도는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담도 세포가 줄면 담즙이 간에 정체돼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 리브말리는 담즙 재흡수 통로를 막아 담즙을 변을 통해 배출시켜 간내 담즙 농도를 낮추는 기전의 약이다.

미럼은 지난 10월 PFIC 3상에서 리브말리가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93명의 1~17세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 임상을 진행했다. 1차 지표는 가려움증 심각도 개선 효과였다. 3개월 간 위약 대비 리브말리의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비교 결과 1차 지표의 'p값'이 0.0098로 나타났다. 보통 p값이 0.05 미만이면 성공한 임상이라고 평가한다.

안전성 및 내약성은 이전 임상과 유사했다. 가장 흔한 치료 응급 이상 사례는 설사였다. 중증 사례 없이 경미했고, 지속 기간 중앙값이 5.5일로 일시적이었다. 다만 한 명의 환자는 이 같은 설사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을 중단했다.

미럼은 리브말리가 연내 유럽에서도 ALGS 환자 가려움증 치료제로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유럽 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승인권고를 받으면서다. 또한 BA의 미국 및 유럽 임상 2b상 결과는 내년 하반기 확보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회사의 또 다른 간질환 파이프라인인 '볼릭시뱃'의 임신 중 담즙정체(ICP)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다고도 전했다. 임상에서 적합한 환자 등록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이유다. 이같은 소식에 회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약 6.9% 급락했다. 다만 원발 경화성 담관염(PSC)과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적응증 연구는 이어간다.

크리스 피츠 미럼 최고경영자(CEO)는 “볼릭시뱃 ICP 임상에서 혈청 담즙산 및 가려움증 감소 반응을 확인해 다른 적응증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며 “리브말리는 연내 유럽 승인 및 내년 여러 이정표 달성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