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나온 호라이즌, 암젠·얀센·사노피 관심…주가 급등
아일랜드 바이오기업 호라이즌테라퓨틱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존슨앤드존슨의 제약부문 자회사 얀센, 암젠, 사노피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성사되면 올해 제약·바이오 분야 최대 규모 M&A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기업 호라이즌이 암젠, 존슨앤드존슨, 사노피 등과 인수 협상을 위한 사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라이즌 관계자는 WSJ 측에 이런 사실을 확인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인수전 윤곽은 내년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일랜드 현지 규정에 따라 호라이즌 인수 계획이 있는 기업은 내년 1월10일까지 입찰 의향 여부를 발표해야 한다.

이날 기준으로 호라이즌의 기업 가치는 178억5000만달러다. M&A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전체 거래 규모는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체결되면 올해 제약·바이오 분야 최대 M&A 기록을 갱신하게 된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가 있는 호라이즌은 미 나스닥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WSJ 보도가 나온 뒤 장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호라이즌 주가는 30.5% 급등했다.

호라이즌은 성인 갑상성안질환(TED) 치료제인 테페자를 판매하고 있다. 2020년 1월 미국에서 출시한 뒤 지난해 이 제품 매출은 2배 넘게 급증했다. 호라이즌의 지난해 순매출도 전년보다 47% 상승한 3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호라이즌은 테파자의 유럽과 일본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들 국가 승인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간 순매출 4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이와 함께 통풍치료제 크라이스텍사, 요소회로장애 치료제 라빅티 등도 판매한다.

호라이즌이 분명한 캐시카우를 보유했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에겐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블록버스터 특허절벽에 임박해 당장 실적 악화를 고민해야 하는 제약사들이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떨어져 기업 가치가 하락한 것도 대형 제약사들의 M&A 속도를 높이는 원인이다. 1년 전 호라이즌의 기업가치는 지금보다 100억달러 정도 높은 270억달러였다.

최근들어 글로벌 제약사들은 중소형 M&A를 이어가면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달초 심장펌프를 판매하는 에이바이오메드를 166억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최대 규모 빅딜이었다. 미국 머크(MSD)는 혈액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이마고바이오사이언스를 13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