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으로 꾸리는 '가상 촬영장' 등장
VAC는 이날 경기 하남시 VAC 하남 3 스튜디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촬영 현장에 활용도가 높은 이미지를 우선적으로 스캔해 가상 환경에 옮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월 고객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브이 스테이지 베타 서비스엔 3차원(3D) 환경 3100개, 디지털 소품 1만 5300개 등 약 2만 개 에셋이 구현된 상태다. 사하라 사막‧아이슬란드 트래킹 로드 등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대체할 수 있는 배경, 우주나 미래도시 같은 비현실적 공간도 포함됐다. 모두 미국 에픽게임즈의 3D 엔진 ‘언리얼엔진’이 기반이다. 영화‧드라마, 게임 제작 전반에 쓸 수 있다.‘버추얼 스카우딩’ 서비스는 브이 스테이지가 내세우는 최초 기능이다. 통상 VP 스튜디오를 이용하려면 현장 방문이 필수다. 가상의 공간을 어떻게 실제 화면에 녹일지는 스튜디오를 직접 가지 않으면 구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브이 스테이지는 360°파노라마 이미지와 카메라 줌 인‧아웃 기능을 통해 촬영 기획 단계에서부터 배경과 소품 후보군을 비대면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최찬 VAC 팀장은 “현대물‧시대물‧자연물‧SF 등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된 에셋은 VAC의 VP 스튜디오에 최적화된 요소들”이라며 “촬영 컨셉에 맞춰 추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시간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내년도 아시아 최대 스튜디오 건립"
VAC는 지난해 2월 설립된 VP 및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스타트업이다. 카버코리아 매각으로 이름을 알린 이상록 스탠더스 회장이 실질적 창업자 역할을 했다. 지난해 8월 진행된 초기(시드) 투자엔 LG전자‧NHN‧컴투스‧펄어비스 등이 참여했다. 이어 지난 3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가 시리즈A 라운드에서 1000억원을 투자해 이목을 끌었다. 확보한 ‘실탄’들은 VP 스튜디오 투자와 사업 확장에 쓰여왔다.이날 간담회에선 VP 스튜디오의 배경 전환 시연도 함께 진행됐다. 타원형 LED로 구성된 VAC의 하남 3 스튜디오는 가로 53.5m, 높이 8m, 지름 19m의 대형 규모다. 디즈니플러스의 스타워즈 시리즈 ‘더 만달로리안’이 제작된 곳이자 VP 스튜디오 ‘붐’을 일으킨 ‘스테이지크래프트’ 스튜디오와 비슷한 크기다. 최 팀장은 유럽풍 무도회장, 태국 방콕의 한 대리석 사원을 번갈아 배경으로 띄우며 “브이 스테이지에 게시된 에셋들은 시간대나 태양의 방향, 날씨 등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VAC는 내년을 목표로 경기 파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 VP 스튜디오 건립도 진행하고 있다. VP 스튜디오와 연계되어 움직이는 브이 스테이지 역시 내년도 정식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는 사용자가 중심이 되는 마켓플레이스 구현을 예고했다. 고병현 VAC 상무는 “업체나 개인이 제작한 에셋을 플랫폼 내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프로젝트별 기획과 팀 빌딩이 가능하도록 커뮤니티 기능도 탑재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가상 인간과의 데이터 연계, 컴퓨터 사양에 구애받지 않는 버추얼 스카우팅 시스템 고도화도 중점 목표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