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레미콘 타설 멈춘 둔촌주공…"궁여지책으로 대체공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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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트럭 단 한 대도 못봤다"…현장엔 승용차만 덩그러니
입주예정자 "엄청난 충격 받아, 공사지연 상상도 하기 싫어" "원래 같으면 타설 작업이 한창이라 레미콘 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갔겠죠. 지금은 시멘트도 레미콘도 하나도 없고 궁여지책으로 타설 말고 다른 작업만 하는 거예요.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째인 30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현장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는 "레미콘은 한 대도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은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1만2천32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고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현장에서도 레미콘 차량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레미콘 타설 작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현장에 남은 인력은 철근, 형틀 등 다른 작업으로 대체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레미콘 차량과 펌프차 등이 줄지었을 공사 현장 주변에는 작업자들이 주차해 둔 승용차만 빽빽했다.
레미콘 차량이 운반해온 콘크리트를 현장에 붓는 펌프차를 세척하는 곳에서도 타설 작업이 전면 중단된 탓에 적막만 맴돌았다.
공사 차량이 오가는 출입구가 아예 닫힌 곳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장 출입 차량을 통제하는 직원은 "화물연대가 파업한다고 한 뒤로는 레미콘 트럭을 한 대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둔촌주공은 이전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6개월간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를 겪은 뒤 올해 10월 17일에야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공사 재개 한 달 만인 지난 24일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시멘트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또다시 공사가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시멘트 운송 중단이 건설업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도 전날 시멘트업 운수 종사자 2천500여명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관련 업계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을 찾아 현장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원 장관은 "1만2천가구가 넘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재건축 단지가 빨리 준공돼 조합원과 내 집 마련 꿈에 부푼 일반분양자도 입주해야 하는데, 화물연대 운송거부 때문에 건설 현장이 늦어진다고 하니 다들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이 그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내일까지 업무개시명령서가 차질 없이 송달되면 물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건설 현장도 조속히 정상화될 것"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와 입주예정자가 참석하는 간담회에서는 현장의 어려움과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둔촌주공 현장소장은 "지난 25일부터 레미콘 공급이 되지 않아 바닥 철근 배근까지 완료하고 당장 콘크리트 작업을 하지 못해 여러 개 동이 대기하고 있다"며 "이번 주가 지나면 다음 주부터는 골조 공사는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고 내부 마감공사만 일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공사 관계자도 "내일이 지나면 골조 작업을 하는 근로자가 빠져야 하는 상황이 될 것 같다"며 "빨리 레미콘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멘트 공급 차질 사태가 장기화하면 공사가 다시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입주예정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둔촌주공 입주예정자 대표는 "이미 공사비 분쟁으로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는데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따른 공사 지연으로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면 입주자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충격이 갈 수밖에 없다"며 "입주가 1년 이상 지연된 상황에서 또 지연되는 건 상상도 하기 싫다.
정부가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주택협회 김재식 상근부회장은 "회원사 상대로 공사중단 현장을 조사했을 때 이틀 전에는 258곳이었지만 오늘은 443곳으로 늘었다"며 "불법 상황은 엄정히 대처하고, 공사 차질에 따른 비용 증가 등 손해를 최종적으로 불법 책임자에게 물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달라"고 했다.
또 철강, 자동차, 정유, 화학 등 다른 업계에도 업무개시명령 발령을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진행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인해 시멘트 출하량은 평시 대비 10% 미만으로 줄고, 전국 레미콘 생산량도 전날 기준 평시 대비 8%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한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 조사 결과 전국 985개 현장 중 577곳(59%)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고, 주택건설 현장 200곳에서 공사가 멈추고 이번 주 중 128곳도 추가로 공사 중단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입주예정자 "엄청난 충격 받아, 공사지연 상상도 하기 싫어" "원래 같으면 타설 작업이 한창이라 레미콘 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갔겠죠. 지금은 시멘트도 레미콘도 하나도 없고 궁여지책으로 타설 말고 다른 작업만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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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째인 30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현장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는 "레미콘은 한 대도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은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1만2천32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고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현장에서도 레미콘 차량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레미콘 타설 작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현장에 남은 인력은 철근, 형틀 등 다른 작업으로 대체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레미콘 차량과 펌프차 등이 줄지었을 공사 현장 주변에는 작업자들이 주차해 둔 승용차만 빽빽했다.
레미콘 차량이 운반해온 콘크리트를 현장에 붓는 펌프차를 세척하는 곳에서도 타설 작업이 전면 중단된 탓에 적막만 맴돌았다.
공사 차량이 오가는 출입구가 아예 닫힌 곳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장 출입 차량을 통제하는 직원은 "화물연대가 파업한다고 한 뒤로는 레미콘 트럭을 한 대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둔촌주공은 이전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6개월간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를 겪은 뒤 올해 10월 17일에야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공사 재개 한 달 만인 지난 24일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시멘트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또다시 공사가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시멘트 운송 중단이 건설업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도 전날 시멘트업 운수 종사자 2천500여명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관련 업계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을 찾아 현장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원 장관은 "1만2천가구가 넘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재건축 단지가 빨리 준공돼 조합원과 내 집 마련 꿈에 부푼 일반분양자도 입주해야 하는데, 화물연대 운송거부 때문에 건설 현장이 늦어진다고 하니 다들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이 그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내일까지 업무개시명령서가 차질 없이 송달되면 물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건설 현장도 조속히 정상화될 것"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와 입주예정자가 참석하는 간담회에서는 현장의 어려움과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둔촌주공 현장소장은 "지난 25일부터 레미콘 공급이 되지 않아 바닥 철근 배근까지 완료하고 당장 콘크리트 작업을 하지 못해 여러 개 동이 대기하고 있다"며 "이번 주가 지나면 다음 주부터는 골조 공사는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고 내부 마감공사만 일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공사 관계자도 "내일이 지나면 골조 작업을 하는 근로자가 빠져야 하는 상황이 될 것 같다"며 "빨리 레미콘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멘트 공급 차질 사태가 장기화하면 공사가 다시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입주예정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둔촌주공 입주예정자 대표는 "이미 공사비 분쟁으로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는데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따른 공사 지연으로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면 입주자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충격이 갈 수밖에 없다"며 "입주가 1년 이상 지연된 상황에서 또 지연되는 건 상상도 하기 싫다.
정부가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주택협회 김재식 상근부회장은 "회원사 상대로 공사중단 현장을 조사했을 때 이틀 전에는 258곳이었지만 오늘은 443곳으로 늘었다"며 "불법 상황은 엄정히 대처하고, 공사 차질에 따른 비용 증가 등 손해를 최종적으로 불법 책임자에게 물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달라"고 했다.
또 철강, 자동차, 정유, 화학 등 다른 업계에도 업무개시명령 발령을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진행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인해 시멘트 출하량은 평시 대비 10% 미만으로 줄고, 전국 레미콘 생산량도 전날 기준 평시 대비 8%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한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 조사 결과 전국 985개 현장 중 577곳(59%)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고, 주택건설 현장 200곳에서 공사가 멈추고 이번 주 중 128곳도 추가로 공사 중단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