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예능에 어울리는 음악"…AI에 요청하면 몇분만에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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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의 콘텐츠 비하인드
드라마 ‘나의 아저씨’나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OST 음악들을 우연히 듣게 되면 자연스레 드라마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음악은 영상과 잘 버무려져 콘텐츠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해 주고, 시청 후에도 콘텐츠를 반추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음악이 없는 콘텐츠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드라마를 제작할 때는 음악감독이 드라마의 내용과 느낌에 가장 잘 어울리고, 이해와 공감을 거들 수 있는 배경 음악과 노래를 만들어 사용한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오랜 기간 글로벌 팬들에게 사랑받아 왔고, OST의 인기도 높기 때문에 새로 음악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예능은 콘텐츠에 잘 맞는 기성 음악을 사용해 왔다. 예능 콘텐츠는 해외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포맷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음악 저작권 이슈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아 음악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에 부담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 예능 콘텐츠도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OST 제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티빙의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2’는 상황에 적합한 음악을 새로 만들어 사용해 마치 멜로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한 시간짜리 예능 콘텐츠에는 보통 서른 곡에서 쉰 곡 정도의 많은 음악이 사용된다. 하지만 제작비가 많지 않은 예능 콘텐츠는 드라마 같은 방식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저작권 이슈가 없으면서도 제작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경 음악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콘텐츠의 장르, 장면의 내용과 분위기, 원하는 곡의 느낌 등을 알려주면 불과 몇 분 만에 해당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 낸다. 음악 전문가들도 사람이 작곡한 작품과 구별이 어렵다고 평가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공지능은 출연자의 말과 행동의 함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제작진과 치열하게 토론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이를 매개하고 운영할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는 ‘오펜 뮤직’이라는 신인 작곡가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오펜 뮤직 출신 작곡가들은 음악 전문성이 높을뿐더러 인공지능 같은 정보기술(IT)에도 개방적이고 능숙하다. 그들은 인공지능을 대신해 제작진과 소통하고, 콘텐츠의 의도를 읽어 인공지능에 요청하고,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음악을 수정하거나 재창조하면서 콘텐츠에 가장 잘 맞는 음악을 최종 창작한다. 앞으로는 가사 창작을 전문으로 하는 인공지능을 함께 활용해 콘텐츠에 걸맞은 가사와 멜로디를 가진 음악도 만들 예정이다.
이렇듯 인공지능이 콘텐츠 창작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스포츠나 주식 시황 기사를 작성하는 인공지능을 넘어 소설과 시를 쓰는 인공지능도 등장했으며,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인공지능도 있다. 일러스트를 그리는 인공지능을 시연해 봤는데, 상상했던 수준 이상의 일러스트를 1분 만에 만들어 냈다. 제작비도 매우 낮기 때문에 간단한 표지 그림이나 삽화는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으로 빠르게 대체될 듯하다.
영화 ‘아이로봇’은 아내의 최애 영화인지라 십수 번이나 봤다. 이 영화에는 인간과 로봇의 창작 역량에 대한 대사가 나온다. 주인공이 로봇에게 묻는다. ‘로봇이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어? 로봇이 빈 캔버스를 아름다운 걸작으로 바꿀 수 있어?’ 로봇이 되묻는다. ‘Can you?’ 그러나 이제는 웬만한 사람도 해내지 못하는 창작 활동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기술의 빠른 발전이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창작의 주체가 아니라 창작자를 도와주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도구다. 창작자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신의 창의성을 십분 발휘해 더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이종민 CJ ENM IP개발센터장
반면 예능은 콘텐츠에 잘 맞는 기성 음악을 사용해 왔다. 예능 콘텐츠는 해외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포맷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음악 저작권 이슈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아 음악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에 부담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 예능 콘텐츠도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OST 제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티빙의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2’는 상황에 적합한 음악을 새로 만들어 사용해 마치 멜로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한 시간짜리 예능 콘텐츠에는 보통 서른 곡에서 쉰 곡 정도의 많은 음악이 사용된다. 하지만 제작비가 많지 않은 예능 콘텐츠는 드라마 같은 방식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저작권 이슈가 없으면서도 제작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경 음악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콘텐츠의 장르, 장면의 내용과 분위기, 원하는 곡의 느낌 등을 알려주면 불과 몇 분 만에 해당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 낸다. 음악 전문가들도 사람이 작곡한 작품과 구별이 어렵다고 평가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공지능은 출연자의 말과 행동의 함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제작진과 치열하게 토론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이를 매개하고 운영할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는 ‘오펜 뮤직’이라는 신인 작곡가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오펜 뮤직 출신 작곡가들은 음악 전문성이 높을뿐더러 인공지능 같은 정보기술(IT)에도 개방적이고 능숙하다. 그들은 인공지능을 대신해 제작진과 소통하고, 콘텐츠의 의도를 읽어 인공지능에 요청하고,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음악을 수정하거나 재창조하면서 콘텐츠에 가장 잘 맞는 음악을 최종 창작한다. 앞으로는 가사 창작을 전문으로 하는 인공지능을 함께 활용해 콘텐츠에 걸맞은 가사와 멜로디를 가진 음악도 만들 예정이다.
이렇듯 인공지능이 콘텐츠 창작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스포츠나 주식 시황 기사를 작성하는 인공지능을 넘어 소설과 시를 쓰는 인공지능도 등장했으며,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인공지능도 있다. 일러스트를 그리는 인공지능을 시연해 봤는데, 상상했던 수준 이상의 일러스트를 1분 만에 만들어 냈다. 제작비도 매우 낮기 때문에 간단한 표지 그림이나 삽화는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으로 빠르게 대체될 듯하다.
영화 ‘아이로봇’은 아내의 최애 영화인지라 십수 번이나 봤다. 이 영화에는 인간과 로봇의 창작 역량에 대한 대사가 나온다. 주인공이 로봇에게 묻는다. ‘로봇이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어? 로봇이 빈 캔버스를 아름다운 걸작으로 바꿀 수 있어?’ 로봇이 되묻는다. ‘Can you?’ 그러나 이제는 웬만한 사람도 해내지 못하는 창작 활동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기술의 빠른 발전이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창작의 주체가 아니라 창작자를 도와주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도구다. 창작자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신의 창의성을 십분 발휘해 더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이종민 CJ ENM IP개발센터장